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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단독] "K팝·IT 무기로 인천 관광허브화…일자리 年2만개 만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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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2.7조 투자하는 케빈 브라운 MGE그룹 회장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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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 아시아의 엔터테인먼트 허브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허브 공항이 있고, 세계 최고 수준의 케이팝(K-pop)과 정보기술(IT)은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합니다."

케빈 브라운 MGE그룹 회장은 인천 영종도의 지리적 강점과 한류 콘텐츠에 대한 강한 믿음을 보였다. 여기에 MGE그룹이 미국 전역에서 쌓은 복합리조트 운영 경험을 더하면 공항 도시 영종도는 '아시아판 라스베이거스'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원대한 그림이다.

―인스파이어리조트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계획대로 2021년 개장이 가능한 것인가.

▷사업 계획과 조직체계가 일부 조정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후 새로운 모멘텀을 얻어 진행되고 있다. 이번 방문 역시 사업의 부분적인 조정을 진행하는 게 목적이었다. 이 부분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 중이다. MGE는 단독 주주로 사업을 맡을 예정이다. 아울러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에도 더 중점을 두려고 한다. 올해 착공과 2021년 개장 등 이정표대로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프로젝트 재원 규모는.

▷총 26억달러(약 2조7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 승인을 받은 리조트 사업에는 총 14억달러를 우선 투자한다. 인천공항공사는 별도로 공항기반시설에 3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인스파이어리조트는 2021년 개장을 목표로 건축 연면적 40만5000㎡ 규모로 조성된다. 세계 최고의 테마파크, 외국인 전용 카지노, 호텔, 대형 쇼핑몰, 대형 컨벤션 등이 들어선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공연장도 세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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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공격적인 투자인데, 자금 조달 방안은 있나.

▷MGE가 자체 조달 가능한 자금이 9억달러에 이른다. 여기에 한국의 금융기관 컨소시엄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1단계 개발 비용 8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MGE는 부채비율이 역대 최저치고, 2017년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5.3%를 기록했다. 최근 3년간 평균도 업계 평균 20.9%를 웃도는 24.4%를 기록했다. 국제 신용등급사인 S&P와 무디스의 등급도 상향 조정됐다.

―MGE그룹의 첫 해외 리조트다.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린 배경이 궁금하다.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계속 성장 중이다. 성장이 정체돼 '현상 유지' 상태인 미국 시장과는 대조적이다. 아시아에서 관련 산업은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열망을 갖고 있다. MGE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리조트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MGE가 가진 스탠더드가 세계에서 통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러면 왜 한국, 그리고 인천인가.

▷인천은 아시아 관광의 허브가 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곳이다. 특히 인천이 인상 깊은 건 장기적인 계획을 추진해왔다는 점이다.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허브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하고 있고 항공편으로 불과 2시간 이내 잠재 방문객이 7억명에 달한다. 동남아시아와의 접근성도 매우 좋다. 차편으로는 불과 몇 시간 거리에 비(非)카지노 대상의 한국 고객이 2800만명이다.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어디 있겠는가.

―마카오나 싱가포르와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접근성은 인천의 가장 큰 잠재력 중 하나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가장 중요한 '콘텐츠' 측면에서도 한국은 아시아의 어느 국가보다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유구한 문화적 뿌리에 K팝을 중심으로 한 한류가 대표적이다. 마카오와 싱가포르가 카지노 산업에서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 인천은 카지노는 일부분일 뿐 종합적인 엔터테인먼트 허브로서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한류는 어떻게 활용할 생각인가.

▷한류는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아시아를 포괄하고 있다. 한류가 아시아에서 미치는 영향은 여행에 대한 관심 그 이상이다. 다만 한국은 한류를 상징하는 중심 도시가 필요하다. 인천을 한류의 중심으로 만들고, 서양적인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결합하면 엄청난 시너지가 날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 와서 단지 몇 시간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최소 2~3일간 체류하면서 '체험'과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한국에서는 카지노에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카지노 사업은 인스파이어 프로젝트의 핵심이 아니다. 비카지노 사업이 이번 프로젝트의 대부분이 될 것이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단순히 카지노 경험뿐만 아니라 스포츠, 콘서트, 다이닝과 마이스(MICE)를 망라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추구한다. 세계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허브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 중심에는 테마파크가 있다. 이 밖에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실내 공연장, 아웃도어 공간, 극장 등 쇼핑·레저·엔터테인먼트 전 분야를 아우르는 리조트를 만들 생각이다. 기존 관광도시와의 출혈 경쟁을 피하고 신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관건이다.

영종도에 복합리조트를 건설하면서 카지노 허가를 포함한 것을 볼 때 한국 정부도 그 중요성을 알고 있고, 정부가 필요한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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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관광 수요가 많고 경제 규모도 크지만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같은 테마파크는 없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기타 유사 브랜드가 한국으로 들어오지 않은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 MGE 시장조사에 따르면 이런 개발에 대한 수요는 국내외 고객 모두에게서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제 이 같은 비전을 실현시킬 때라는 판단이며 MGE가 이를 실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들과의 협업도 가능한가.

▷한국은 제조업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기업가정신과 비즈니스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4차 산업혁명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판도도 바꿀 것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최고의 기술들을 응용해 테마파크와 공연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의 기술기업들과의 협업도 기대하고 있다.

―인천이 엔터테인먼트 허브로 자리 잡으면 일자리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인천의 공항도시는 세계 최고의 여행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향후 연간 2만개, 30년 동안 약 60만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엔터테인먼트·기술·금융·카지노 등 여러 산업이 융·복합하며 발전하면 고용 성장에 기여할 것이다. MGE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투자를 결정했다. 최소 20~30년을 바라보고 절대 '먹튀'하지 않을 것이다.

웨스트포인트 출신 전략가…美전역 리조트·카지노 경영

MGE그룹은 미국 코네티컷 지역에서 사업을 시작한 엔터테인먼트 및 카지노 복합리조트 기업이다. MGE가 운영하고 있는 미국 동부 모히건 선 카지노 리조트는 전 세계에서 매년 1000만명이 방문하는 유명 카지노리조트 중 한 곳이다. MGE는 미국 원주민 부족인 모히건족이 운영하고 있다. 코네티컷주 원주민인 모히건족은 1994년 연방정부에서 카지노 소유권을 인가받아 템스강 유역 보호구역에 모히건 선을 설립했다. 모히건 부족은 미국 연방정부가 1994년 정식으로 인정한 인디언 부족이기도 하다. MGE는 코네티컷, 애틀랜틱 시티, 워싱턴 및 루이지애나 등 미국 전역에 리조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약 75만㎡가 넘는 숙박, 쇼핑, 엔터테인먼트, 게임 및 부대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미국 코네티컷주에 소재한 모히건 선 카지노는 수익이 높은 카지노로 알려져 있다.

MGE는 앞서 2001년 모히건 선 카지노에 11억달러를 투자해 복합리조트로 확장했고, 2006년에는 펜실베이니아주 윌크스 배러에 위치한 포코노 다운즈 경마장을 인수해 펜실베이니아에서 가장 성공적인 카지노 리조트 중 하나인 모히건 선 포코노 리조트로 발전시켰다. 이들 카지노 수익은 모히건족 전체 주 수입원으로 부족원 모두에게 무상 건강보험 혜택을 보장하고, 자녀의 대학 진학 시 학비 전액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실제 미국에서 카지노는 상업용 카지노와 생계보장형 인디언 카지노로 나뉜다. 1988년 제정된 '인디언 오락 제한법'에 따라 연방정부에 공식 등록된 인디언 부족에 한해 그 수익을 부족의 사회적 목적에만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보호구역 내 도박장 개설을 합법화했다. 모히건 부족과 같이 인디언 부족이 운영하는 카지노는 미국 전역에 500여 곳에 달한다.

2013년 10월 모히건 부족 의장으로 선출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케빈 브라운 회장은 부족을 이끄는 '리더'이자 MGE그룹 사업을 총괄하는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브라운 회장은 미국 육군에서 25년간 근무한 후 대령으로 예편한 '전략가'이기도 하다. 미 육군에서 전략 기획, 전투 리더십 경험을 쌓았고 아프간전에 참전하기도 했다. 특히 예산 관리와 국제관계 분야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미국 육군사관학교(West Point)에서 항공공학 학사 학위를 받은 브라운 회장은 공공외교학 석사 학위, 캔자스주립대학에서 보안연구과 박사 학위를 받아 다양한 분야에 통달한 '팔방미인'으로 통한다. '전쟁전략과 경영전략은 리스크를 찾아내 줄이는 데 공통점이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 He is…

△1965년 미국 코네티컷주 몬트빌 출신 △미국 육군사관학교(West Point) 항공공학 학사 △노리치대학 공공외교학 석사 △캔자스주립대학 보안연구과 박사 △미육군 대령 예편 △MGE 관리위원회 의장 △미국 국립문서보관소 이사회 이사 △미국 코네티컷 상공회의소 이사회 이사 △모히건 부족(Mohegan Tribe) 의장(2013년~현재)

[황순민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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