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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美제재 조여오자…中 "이참에 첨단기술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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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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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보화를 중화민족을 위한 천재일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중국 주도의 첨단기술 육성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미국 상무부가 중국 2위 통신장비 업체 ZTE에 대해 제재 조치를 발표하는 등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견제가 심해지자 중국 당국이 나서서 기술 선진화에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20일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 인터넷 안전 및 정보화 공작회의'에서 시 주석은 "(우리는) 정보화 발전의 역사적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며 "결단과 끈기를 가지고 정확한 중심을 잡아 정보 영역의 핵심 기술 육성을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좌담회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회의는 기존 인터넷 안전 및 정보화 영도소조가 상설 위원회로 승격된 이후 2년 만에 열렸다. 시 주석은 이 소조의 주임을 맡고 있다.

시 주석의 첨단기술 육성 관련 발언은 자국의 미래 전략산업을 겨냥한 미국의 견제와 제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2016년 시 주석은 '인터넷 초강대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미국에 대한 기술 의존을 줄이고, 기술 격차를 좁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 제조기술 육성 정책인 '중국 제조2025'에 속한 1300개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어 최근 미국 상무부가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ZTE에 대해 7년 동안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를 가했다.

홍콩 싱다오일보는 "최근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대중 견제가 심해지자 중국 지도부가 첨단기술 진흥 필요성을 강하게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의 기술 육성 발언을 두고 "미·중 무역마찰 영역에서 국가 차원의 지원 확대를 약속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이날 회의에서 "핵심 기술이 국가의 보물"이라며 "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실물 경제와 융합시켜 '21세기 데이터 실크로드'를 만들고, 자주 혁신의 인터넷 강국을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첨단기술 육성 과정에서 '민간군사융합'을 강조했다. 민간군사융합이란 중국 기술기업들이 연구개발을 하는 데 있어서 군대와 협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민일보는 "인터넷과 정보기술은 민간(기업)이 첨단기술을 연구개발할 수 있는 유망한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또 "기술, 산업, 정책에서 공동으로 역량을 발휘해 금융, 세제, 재정, 무역, 인재, 지식재산권 보호 등 제도적 환경을 완비하고, 기초 연구와 기술 혁신을 연계시켜 응용기술 장벽을 한꺼번에 돌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술 분야에서도 미국의 견제가 심해지자 최근 중국 당국은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의 NXP 인수 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NXP는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다.

중국 상무부는 "퀄컴의 NXP 인수는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인수 승인을 보류했다.

현재 중국 당국은 반도체 분야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2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국유펀드인 중국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는 집적회로 자체 설계를 위해 80억달러를 관련 기업들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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