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20일 북한의 핵실험 중단 및 실험장 폐쇄 선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색을 표했지만, 백악관 참모들과 북한 전문가들은 실제 비핵화가 이뤄질지 의문이라며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결정서를 발표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이 모든 핵실험을 중단하고 주요 실험장을 폐쇄키로 합의했다"며 "큰 진전이다! 우리의 회담을 기대해달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미 백악관 참모들과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진의를 의심하고 견제하는 분위기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비핵화가 최대 외교 업적이자 재선 기반이 될 수 있는 만큼 서두르지 않고 신중을 기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북한이 핵관련 실험, 선제 사용, 이송의 금지를 명시했는데 이는 그들이 궁극적으로 인정받길 원하는 '책임 있는 핵보유국'의 면모에 가깝다"며 우려를 표했다.
북한의 이번 선언이 보유 핵 폐기 등 비핵화 조항을 담고 있지 않아 정치적 술수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공개적으로 미국에 먼저 양보하는 듯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추후 협상에서 요구사항을 관철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백악관 보좌관들의 말을 빌려 "김 위원장이 자신이 '합리적'(reasonable)이며 협상에 기꺼이 임한다는 '환상'(illusion)을 심기 위해 상대적으로 지키기 쉬운 약속을 했다"며 "덫을 놓고 강경노선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는 것도 지난 9월 터널이 함몰되는 큰 폭발사고 이후 더 이상 사용이 어려워졌기 때문일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북한 비핵화를 향한 긍정적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AP통신은 "(이번 선언은) 김 위원장의 (정치적) 첫 수일 뿐"이라며 "회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더 많은 양보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성명을 통해 "(북한의 움직임은) 우리가 오랜 시간 추구해 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발걸음"이라며 환영했다.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인 러시아와 중국도 환영의 뜻을 비쳤다.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과 북한이 긴장 완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미국과 한국도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에서의 군사활동을 줄여나갈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의 결단이 한반도 비핵화와 정치적 해결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핵협상이 이뤄질 북미 정상회담은 오는 6월 스위스 제네바 등 중립지역에서 개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유나 기자 yunak@, 정한결 기자 hanj@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