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때 끌려가 ’일본 도자의 어머니’로 추앙
오는 29일 일본에 세워질 백파선 기념상. 조선도공기념사업회 제공 |
조선 여성도공인 백파선의 기념상이 일본 아리타에 29일 세워진다.
사단법인 한국도예협회와 조선도공기념사업회 산하 백파선기념사업회는 오는 29일 오전 일본 규슈 사가현 서부 산간마을 아리타 내 ‘백파선 갤러리’에서 조선의 여성도공 백파선(百婆仙·1560∼1656) 기념상 제막행사를 연다고 22일 밝혔다.
경남 김해 출신의 백파선은 일본 대표 명품 도자기 ‘아리타야키’의 산파로 알려져 있다. 조선 최초 여성 사기장이던 그는 도공인 김태도(金泰道)의 아내로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가 아리타와 인접한 타케오시에서 도자기를 만들었다. 남편이 숨지자 900여명의 조선인 도공을 데리고 아리타로 이주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나리타 도자기’를 탄생시켰다.
백파선 기념상은 기단과 좌대를 포함해 높이 1.8m 규모로 치마저고리를 입고 앉은 여인이 다완(茶碗·찻사발)을 손에 받쳐 들고 들여다보는 모습이 도자기로 형상화됐다. 경기 여주의 안석영 작가가 손으로 좌상을 만든 뒤 조선 시대 방식에 따라 장작가마를 이용해 작품을 구워냈다.
윤태운(71) 조선도공기념사업회장은 “일본에 세워지는 최초의 한국 여인상이다. 역사상 불운했던 여인이었지만 일본 도자기의 어머니로 거듭난 조선의 위대한 여성을 역사적으로 조명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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