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복수의 대한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주말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 7층에 있는 조 회장 집무실에 대한 방음공사가 진행됐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현민 전무가 본사 6층 사무실에서 직원들에게 고성을 지르고 폭언하는 음성파일이 공개된 후 이 같은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대한항공 관계자도 “방음공사는 조 회장이 근무하는 중역실에서 금∼토요일 사이 이뤄졌다”며 “조 회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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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 사이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용 30억원을 인천 영종도에 짓고 있던 그랜드하얏트 호텔 신관 신축공사비에 포함시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 강윤중 기자 |
이와 관련 대한항공 홍보실은 “지난 주 서울 공항동 본사 7층 회장실 포함 중역실 전체를 대상으로 일상적인 시설 점검을 한 적은 있었으나, 방음 공사를 한 바는 없다”면서 “중역실은 직원들과 격리된 곳이어서 별도 방음 공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시설 점검’ 과정에서 “회장실 문틈에 실리콘이 부족한 틈이 있어 이 공간을 조금 메우는 정도의 작업은 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측은 회장실 내부 공개 를 거부했다.
업계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고성을 지르거나 막말을 하는 잘못된 행동을 고칠 생각은 안 하고 방음공사로 잘못을 은폐할 궁리만 하느냐는 비판이 예상된다”며 “사람들이 앞으로도 막말과 욕설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텐데, 경솔한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딸 조 전무와 아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고성·막말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총수 일가가 비행기 및 직원들을 ‘개인택배’용으로 부리며 탈세 반입했다는 비리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의혹이 커지자 관세청은 21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와 조현아·원태 3남매 등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자택과 대한항공 사무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관세청은 조사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에는 조 전무 등 총수 일가를 직접 소환할 방침이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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