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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한강에선 지금 “멍 때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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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한강공원 너른들판에 이색 풍경이 펼쳐졌다. 시민 150여명이 각양각색의 포즈와 소품을 이용해 ‘멍 때리기’에 도전한 것이다.

서울시는 22일 오전 11시 여의도한강공원 너른들판에서 ‘2018년 한강 멍때리기 대회’를 개최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한강 멍때리기 대회는 서울시가 한강을 찾는 시민들에게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하고자 멍때리기 대회 창시자인 ‘웁쓰양’과 협업해 2016년 처음 개최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 150명은 기상캐스터, 마술사, 드라마작가, 연극배우 등 다양한 직업군들로 이뤄졌다. 서울시는 “지난 3~4일 한강 멍때리기 대회 홈페이지(www.spaceoutcompetition.com)와 페이스북을 통해 신청자의 접수를 받았다”며 “참가 사연을 중심으로 검토해 최종 150명의 선수를 최종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의 사연을 살펴보면 학생들에게 지친 교생선생님을 비롯해 취업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취업준비생, 늘 행복하게 웃는 모습만 보여줘야 하는 놀이동산 근무자, 전세 만기가 다가와 골치 아픈 회사원, 쌍둥이 형과 추억을 쌓고 싶은 초등학생, 미국인들이 얼마나 멍을 잘 때리는지 보여주고 싶은 소셜마케터 등 다양했다.

선수들은 90분 동안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멍한 상태를 유지하면 된다. 우승자를 가리는 평가 기준은 우승자의 심박수와 현장 시민투표를 합산해 1, 2, 3등을 선정한다. 공정하고 철저한 평가를 위해 주최 측은 매 15분마다 참가자들의 심박수를 측정해 심박 그래프를 작성하고 이와 동시에 현장에서 시민들이 대회 전 과정을 관람하고 투표에 참여한다. 심박그래프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거나 점진적으로 하향곡선을 나타내는 그래프가 좋은 점수를 받는다.

대회 진행 중 선수들은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컬러카드’를 사용해 불편한 점이나 요청 사항을 전한다. 졸릴 때 마사지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빨간 카드를, 물을 마시고 싶다면 파란 카드, 더위에 부채질 서비스가 필요하면 노란 카드, 기타 불편사항 등은 검정 카드를 펼쳐 의사표현을 하면 진행요원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멍 때리기에 실패하면 빨간 카드를 받고 경기장 밖으로 나가야 한다.

최고의 멍때리기를 선보인 참가자에게는 서울특별시장상을 2, 3등에게는 한강사업본부장상 등이 수여되며 참가선수 전원에게는 멍때리기 대회 참가인증서가 수여된다.

대회장 인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다리떨기대회, 지우개똥 공예체험, 꽃 같은 사직서 캘리그라피, 빽도 던지기 등 시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이색 체험프로그램 ‘골 때리는 놀이터’도 함께 진행된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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