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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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와 관련해 “점진적으로 하면서, 연착륙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이미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방침을 공식화한 가운데 개입 공개 시기와 내용 등은 단계적으로 수위를 높여가는 방식을 적용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김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주요20개국(G20), 미국의 요구가 있었지만, 결정 자체는 독자적으로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등과 잇따라 만나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 관련 협의를 최종조율하고 이르면 다음달 발표할 계획이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준용해 3개월 단위로 3개월 시차를 두고 순매수 내역을 공개하되 점진적으로 매수·매도 총액을 공개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는 TPP 가입과 관련해 “좀 더 의견을 수렴하고, 부처간에 충분한 토론과 검토를 마쳐 가능하면 상반기 내 결론을 내려 한다”면서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논의했을 때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의사표시하는 장관들이 꽤 여러 명 있었고 약간 우려하는 장관도 몇 명 있었다”고 전했다.
이달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TPP 재가입 검토를 지시한 뒤 므누신 재무장관이 미국의 재가입 문제에 대해 신중히 낙관하고 있다고 밝힌 이후 한국의 TPP 가입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TPP 가입시에는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가 선결조건이다. 2015년 TPP협정 부속으로 작성된 TPP 회원국의 거시경제정책당국 공동선언문에 따르면 회원국들은 외환시장의 분기별 개입내역을 적절한 투명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1분기 이내의 시차를 두고 공개하기로 약속했다.
외화 매수·매도 총액을 공개하는 게 원칙이다. 다만 처음 공개하는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 등 국가들은 외화 순매수 내역을 6개월 단위로 6개월 시차를 두고 공개하는 방식을 용인해줬다.
우리나라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방식은 3개월 이내 시차를 두고 분기별 개입내역을 공표하되, 처음인 만큼 순매수 내역을 공개한 뒤 점진적으로 외화 매수매도 총액을 공표하는 방향의 점진적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부총리는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는 우리처럼 성숙한 경제와 외환시장을 가진 나라는 해야 할 일"이라며 "점진적으로 하면서 우리 시장에 연착륙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외환당국은 순매수 내역이 아닌 매수·매도 총액까지 공개하면 투기세력에 빌미를 줄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총리는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방식의 내용은 시기와 연동돼 있다”면서 “시장에 잘 적응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시기는 너무 뒤로 안 가도 되는 만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환율주권의 의미에 대해서도 “외부와 협의도 하겠지만, 의사결정은 우리 스스로 한국 정부의 의지를 갖고 하겠다는 게 환율주권”이라며 “과거에 환율을 어느 한 방향으로 유지하는 정책적 의지에 대해 환율주권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지만, 지금은 의사결정을 우리의 의지와 판단으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를 한다고 해도 시장에 맡기되 급격한 쏠림이 있을 때 정부가 분명히 대처하는 원칙은 어떤 상황에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의 고용 영향과 관련해 “최저임금 인상은 1월부터 시행됐기 때문에 1∼3월 숫자로만 보기에는 너무 데이터가 작다”면서 “최소 6개월은 봐야 영향을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내외부 모두에서 분석중”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서는 “이번 달 내 통과가 무산돼 유감”이라며 “추경은 타이밍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음 달 내에 국회 심의를 거쳐 통과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주현철 기자 JH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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