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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르포] 전기차로 구긴 체면…벤츠, G-클래스 EV로 ‘결자해지’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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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의 반짝이는 G-클래스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오프로드의 흔적. 사진=김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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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가 만든 ‘오프로드 끝판왕’ G-바겐(G-클래스)이 전기차 심장을 품었다. 벤츠코리아는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를 공식 출시한다. 이를 앞두고 벤츠는 지난 12일 용인스피드웨이에서 오프로드 익스피리언스 데이를 갖고 우수성을 증명했다. 기술성 우위를 통해 전기차에 대한 우려도 잠재울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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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G 580 EV의 ‘G-턴’ 신기술. 사진=김재원 기자


◆G-클래스, ‘G-턴’ 등 신기술로 중무장

‘G-바겐’으로 더 친숙한 G-클래스는 투박한 직선을 강조한 디자인과 높은 차체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원형을 이어가고 있다. G-클래스는 1979년 크로스컨트리 모델로 탄생해 벤츠 라인업 가운데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한다.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내연기관과의 작별 수순을 밟으면서 G-클래스의 전동화 역시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벤츠 코리아에 따르면 G 580 EQ 모델은 전기 심장을 품고도 오프로드 주행에 혁신을 선사한다.

면면을 살펴보면 ‘고성능 전기 SUV’임을 강조했다. 차량 4개의 각 바퀴 가까이 위치한 개별 제어 전기 모터는 각각 146.75hp의 출력으로, 최대 587hp의 힘을 발휘한다. 차량 하부에는 사다리형 프레임에 결합해 차량의 무게 중심을 낮춰주는 118㎾h 용량의 고전압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됐다. 1회 충전 복합 주행거리는 국내 인증 기준 최대 392㎞를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오프로드 주행 시 지면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고강도 탄소 복합 소재의 하부 패널을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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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더 G-클래스가 스페이타이어를 내려놨다. G 580 EV. 사진=김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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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G 580 EV는 수로를 포함한 진흙탕, 바위, 우드레일, 언덕 등으로 이뤄진 길을 거침없이 돌파했다. 특히 오프로드 크롤링 크루즈 컨트롤은 언덕과 내리막길에서 스스로 지형을 판단해 운전자의 개입 없이도 최적의 오프로드 드라이빙을 선사했다. 차량 전면 하부의 가상 뷰를 보여주는 투명 보닛 기능도 오프로드 주행에 든든한 동반자다. 뿐만 아니라 차량을 거의 제자리에서 회전시켜주는 ‘G-턴(G-TURN)’ 기능은 기존 차량 역사에 없었던 신기술로 관계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다만 디자인 아이콘인 둥근 스페어타이어 커버가 사라지고 전기차 충전 케이블을 담은 작은 커버가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마니아층에겐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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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의 플로리안 호프백 G-클래스 총괄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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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로 구긴 체면…G-클래스로 ‘결자해지’할까

지난 8월,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벤츠의 EQE 모델이 화재를 일으켜 주차장을 집어삼킨 사건이 일어났다. 14일 역시 충남의 한 아파트에서 벤츠의 전기차 EQC에서 불이 나기도 했다. 최근 벤츠의 전기 차량 판매량은 주춤했다. 하지만 벤츠는 전기차를 포기하지 않았다. G-클래스를 통해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다.

어쩌면 오프로더 성능을 갖춘 G-클래스는 전기차에 취약할 수 있는 모델이다. 험로를 주행하다 보면 하부의 손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벤츠는 강력한 하부 패널로 전기차 관련 부품의 손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오프로드 주행 시 지면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고강도 탄소 복합 소재의 하부 패널을 장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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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의 플로리안 호프백 G-클래스 총괄 매니저는 하부 패널에 대해 “최대 10톤의 무게를 견디는 강도로 만들어졌다”며 “벤츠 전기차에서 하부 패널이 부착된 차량은 G-클래스 전기차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장착 배터리는 중국 배터리회사 CATL이 제조했다. 이에 대해 “배터리 셀과 모듈, 패키지를 만드는 모든 과정에서 CATL과 협력을 통해 가장 안전한 배터리를 만들었다”며 “벤츠는 차량을 만들 때 안전을 가장 최우선 목표로 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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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명법도 바뀌었다. 그동안 벤츠의 순수 전기차는 ‘EQ(Electric Intelligent)’로 시작해 E-클래스 전기차 모델은 ‘EQE’, S-클래스 전기차 모델은 ‘EQS’ 등의 이름을 달았다. 하지만 G-클래스부터는 오지지널 이름을 그대로 두고 세부 모델명에서 ‘EQ’를 달아 전기차임을 구분하도록 했다.

◆전기차 가성비 위주 재편

최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그룹별 전기차 판매 대수는 432만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5.4% 늘었다. 반면 벤츠는 전년 동기 성장세에 그친 상황이다. 반면 중국 전기차업체들의 성장은 거침없다. BYD는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전년 대비 150% 늘어난 17만여대를 판매해 10위에 올랐다. 중국 시장 포함 글로벌 3위인 중국 지리(Geely)그룹은 29만1000여대 판매, 6위를 기록했다.

전기차 시장은 가성비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고급차가 아닌 중저가 차량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13일 중국 최대의 전기차업체이자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중국시장 포함, 미포함일 경우 테슬라가 1위)인 BYD가 국내에 승용차 출시에 대한 청사진을 밝혀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벤츠의 G-클래스를 필두로 한 프리미엄 전동화 전략이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은 기존 강자인 테슬라뿐만 아니라 중저가 모델로 중무장한 중국 전기차업체들이 빠르게 독식하고 있다”며 “반면 최근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태에서 벤츠의 고급화 전기차 전략이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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