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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고용 없는 성장' 가능성 커졌다…최저임금 인상, 고용 감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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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최근 경기 회복, 고용창출력 낮은 수출 부문 성장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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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시내 한 대학교 채용게시판 앞을 학생이 지나고 있다. 2018.4.11/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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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업 생산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취업자 증가율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이 고용창출로 이어지지 못하는 '고용 없는 성장'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되레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 영세 업체의 고용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2일 발표한 '산업별 고용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국내 경기는 양호한 회복을 보이지만 경기회복에 걸맞은 고용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경제는 세계경제 개선, 반도체 등 주력품목 호조 등에 힘입어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신규취업자 증가폭이 2개월 연속 10만명대에 그치는 등 고용시장은 경기회복 속도와 달리 부진한 상황이다.

실제로 고용 선행지표인 산업생산 증가율과 취업자 증가율의 장기추세를 분석해 본 결과, 산업생산 증가율은 2013년 초반 1.9%에서 3월 현재 2.4%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취업자 증가율은 같은 기간 1.8%에서 1.0%까지 하락했다.

산업생산이 취업자 증가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약해지면서 '고용 없는 성장'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는 "최근 경기 회복이 고용창출력이 낮은 일부 수출 부문의 성장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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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현대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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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로 보면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은 생산증가율이 현재 1.2%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으나 취업자 증가율은 -0.1%로 오히려 감소했다. 반도체 위주의 제조업 생산 증가가 고용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한편, 조선업·자동차 등의 구조조정으로 전반적인 고용이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반도체 경기가 꺾일 경우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반면 공공행정 분야에선 산업생산 증가율이 줄어드는 반면 취업자 증가율은 급격히 늘어나는 모습이 관찰된다. 생산 증가 속도를 넘어설 정도로 공공행정업에 인력이 과도하게 유입되는 점은 장기적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 또, 최근 취업자 수 증가세를 견인해 온 건설업, 부동산임대업에선 산업경기가 이미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여 앞으로 시차를 두고 취업자 증가율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보고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시장에 미칠 영향도 우려했다. 최저임금의 적용을 많이 받는 도소매업, 숙박·음식, 사업지원서비스업 등은 인건비 인상이 고용 축소와 사업체 퇴출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사업지원서비스, 도소매업은 생산 증가율은 높은 편이었으나 취업자가 감소 추세였다. 숙박·음식업은 생산 위축과 취업자 증가율 둔화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 대비 취약한 내수경기의 활력을 높이고 고용흡수력이 양호한 서비스업을 육성해 고용 없는 성장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혜민 기자 aevin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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