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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한복 입고 루프탑으로" 매년 수백명 외국인 찾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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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한복 나들이 어때요?”
조선 궁중 예복 체험해보니

“세 개의 노리개가 한 벌이 되게 만든 노리개를 ‘삼작노리개’라고 합니다. 금·은·옥석의 진귀함과 크기에 따라 대삼작노리개·중삼작노리개·소삼작노리개로 구분되죠. 크고 화려한 대삼작노리개는 주로 궁중에서 대례복(국가의 중대한 의식 때 입는 예복) 위에 착용했습니다. 특히 산호는 ‘고귀한 신분’ ‘높은 관직’을 의미하는 것으로, 산호 가지가 달린 이 삼작노리개는 높은 신분의 궁중 여인이 착용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19일 전통 한복 체험을 위해 찾은 서울 강남구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설화수 직원은 “이곳을 찾는 국내 고객과 외국인들이 한국 전통의 ‘미(美)’를 경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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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수는 21일부터 한복 체험 프로그램 ‘설화단장’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19일 기자가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를 찾아 ‘궁중 예복(한복)’ 체험을 해봤다. /백예리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운영하는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는 21일부터 이곳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전통 한복 체험 프로그램 ‘설화단장’을 운영한다.

지난 2016년 3월 문을 연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는 K-뷰티(한국 화장품) 열풍이 불고 있는 중국뿐 아니라 미국·유럽·동남아 국가에서 온 관광객에게도 인기다. 지난해 방문객 중 35%가 외국인이었으며, 중국(40%)에 이어 아세안(28%), 일본(11%), 미주(11%), 유럽(9%) 순으로 많이 찾았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중국의 경우 지난해 기준 월평균 220명이 이곳을 찾았다.

설화수는 총 6개 층으로 구성된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설화수의 브랜드 스토리와 철학을 전시하고, 설화수 스킨케어·메이크업 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3층 문화공간 ‘컬처 라운지’에서 티 클래스, 뷰티 클래스 등 다양한 문화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설화수 측은 “지난 2016년 영국 디자인 전문 매체 ‘디진(Dezeen)’, 말레이시아 매체 ‘star2’ 등 외신에 한국 전통의 미를 알리는 공간으로 소개되면서 크게 홍보를 하지 않아도 외국인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복 체험 열풍이 불며 서울 종로구 삼청동·경복궁 등지에서 한복 체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설화수는 ‘전통 한복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해 한국의 미를 전 세계에 알린다’는 목표로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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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12벌(왼쪽)과 매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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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단장에 들어서자 형형색색 빛깔을 뽐내며 가지런히 걸려있는 한복 12벌이 눈에 들어왔다. ‘조선시대 궁중 예복’ 5벌, ‘사대부 여성의 옷차림’ 3벌, ‘미인도 속 화려한 한복’ 4벌로 구성됐다. 설화수 관계자는 “12벌 옷은 설화단장을 위해 만들어진 한복으로 한복 고유의 전통원단으로 완성됐다”며 “한국적인 유려한 선과 소재를 그대로 살리면서 치마저고리의 배색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고 말했다. 궁중 예복 치마의 스란단(치마 아랫단)에는 설화수를 상징하는 매화 문양의 금박이 장식됐다.

가장 전통적인 스타일의 조선시대 ‘궁중 예복(한복)’을 골라 들고, 복식을 도와주는 직원과 함께 탈의실로 향했다. 설화수 직원은 “예전에는 전통적인 복식법에 따라 9가지 속옷을 모두 챙겨입었지만, 체험 프로그램인만큼 간소화해 속치마 1개만 입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속치마 위에 치마→속저고리→ 당의 순으로 한복을 차려입은 다음에는 머리를 매만질 차례였다. 가지런히 묶은 머리에 망을 씌우고 뒷머리를 덧댄 다음 비녀를 꼽았다. 머리 위에는 과거 부녀자가 예복에 갖춰 쓰던 관(冠)인 족두리를 올렸다. 특히 영조·정조시대에는 가체(加髢)를 금지하면서 궁중에서도 족두리 사용을 장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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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순서대로 조선시대 궁중 예복, 사대부 여성의 옷차림, 미인도 속 화려한 한복. /설화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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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문양이 화려하게 새겨진 예복을 갖춰 입으니 자연스레 단정한 걸음걸이로 걸으면서 궁중 여인의 품위를 지켜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순식간에 17세기 말 조선시대 여인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

머리 손질과 한복 착용을 마친 방문객은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90분간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플래그십 스토어 2층에 위치한 설화수 매장에서 한복과 어울리는 화장품을 테스트해볼 수도 있었다. 날씨가 좋은 날엔 5층 루프탑에 올라가 바람을 쐬며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다.

설화수는 보다 많은 사람이 한복체험을 할 수 있도록 무료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20일부터 설화수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고 있다. 현재 6월 20일까지 예약가능하다.

설화수 관계자는 “현재는 여성만 체험할 수 있지만 반응이 좋으면 남성 한복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많은 사람이 친구·지인과 함께 한복체험을 해보며 추억을 쌓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예리 기자(by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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