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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빛으로 저항의 소리를 내다'…칠레 작가 이반 나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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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갤러리현대서 'The Moon in the Water'전

뉴스1

이반 나바로 'The Moon in the Water' 전시전경©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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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빨려 들어갈듯한 매혹적인 빛으로 저항의 메시지를 던지는 이반 나바로(46)의 작품이 4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칠레 출신 설치미술가 이반 나바로는 어린시절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독재를 경험했다. 피노체트 군부는 자유를 억압하고 혁명을 제한하기 위해 저녁 5시가 되면 불을 모두 끄게 했다. 이 때문에 이반 나바로에게 빛은 희망의 상징이 되고 작품의 주요 소재가 됐다.

이번 전시는 전시명 'The Moon in the Water'(물 속의 달)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시각과 청각, 움직임을 통해 보는 이의 감각을 자극함과 동시에 신비로운 공감각적인 공간을 연출한다.

악기를 담는 커다란 상자 안에 네온을 설치한 작품 'Impenetrable Room'(불가해한 공간)은 관람객이 걸어 들어가고 싶게끔 환상의 공간으로 유혹하지만 결코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을 만들어 낸다.

또 전시 공간 한편에서 흘러나오는 비틀즈의 'Nowhere Man'(어디에도 없는 사람) 노래를 따라가다 보면 12피트 높이의 큐브 작품 'Die Again'(다시 죽다)를 만나게 된다. 미로같은 깜깜한 통로를 따라가다보면 별 모양의 빛을 마주하게 되는데 작가는 미국의 미니멀리즘 조각가 토니 스미스의 작품 'Die'(죽다)를 오마주함과 동시에 비틀기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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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나바로가 20일 'The Moon in the Water' 전시를 앞두고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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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이반 나바로는 비틀즈 음악을 선택한 것에 대해 "비틀즈를 어려서부터 좋아했고 처음 산 음반도 비틀즈의 음악이었다"며 "어린 시절 폐쇄적인 공간에서 비틀즈의 음악을 몰래 많이 들었던 추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반사거울과 거울을 이용해 소리가 계속 울리는 것 같은 느낌을 빛으로 표현한 드럼 시리즈도 선보인다. 혁명이나 행진에 많이 사용됐던 드럼에 소리 대신 소리를 뜻하는 단어를 넣어 메시지를 전달함과 동시에 보는 이에게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메시지가 명확하고 더이상의 해설이 필요없는 미술을 개인적으로 제일 싫어한다"면서 "문자 그대로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예술이 아니라 메시지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거울과 빛, 가구를 결합한 최근작 'Vanity'(허영) 시리즈도 선보인다.

그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미술을 하면서 '위대한 작품을 남겨야지, 후세에 남길 작품을 해야지'가 아니라 과학자처럼 리서치를 하듯, 여러 방법을 시도해보면서 한다"며 "거울의 모든 가능성을 소진할 때까지 계속 작업을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서울 삼청로 갤러리현대에서 6월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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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나바로 '드럼 연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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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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