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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서울시장 후보자들 출마 선언 장소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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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서 당심 구애… 학교서 미래 제시… 광화문서 촛불 부각 / 서울시장 후보자들 출마 선언 장소의 정치학 / 박원순, 12일 민주당사서 출마 이벤트 / 박영선, 대안학교서 4차 산업혁명 공약 / 우상호, 원내대표로 ‘탄핵’ 주도 앞세워 / 안철수, 서울시의회 앞마당서 ‘출사표’ / 김문수는 ‘보수 심장부 수호’ 의지 표출

세계일보

정치인의 출마 선언은 유권자에게 건네는 첫인사나 다름없다. 첫인상이 투표 당일의 표심까지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출마 선언의 메시지와 내용은 물론 장소 선정에도 상당한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6·13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출마 선언 장소의 정치학’을 적극 활용한 후보들 간 차별화 경쟁이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경선에 뛰어든 세 명의 후보는 제각각 다른 장소를 선택했다. 시정에 전념하는 차원에서 이벤트를 최대한 늦춘 박원순 서울시장은 12일 공식 출마 선언식을 개최한다. 박 시장이 3선 도전의 출발점으로 삼은 곳은 바로 여의도 민주당사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상대적 약점으로 지목되는 ‘당심’을 끌어안기 위한 전략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시장은 2011년 재보선에서 무소속 신분으로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게다가 지금은 민주당과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지원을 받았다. 박 시장이 지난 6년간 안정적인 시정 능력을 발휘했음에도 여당 지지층 내부에서 “100% 신뢰하기는 꺼려진다”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로 인해 지난 대선 경선 때도 민심에 비해 당심에서 다소 열세를 보였다는 분석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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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선거 경선 주자인 박영선 의원(왼쪽부터)과 박원순 서울시장, 우상호 의원이 지난 3월 17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자치분권개헌 국민대토론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지방자치 강화를 위한 개헌을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18일 출마 선언을 한 박영선 의원은 핵심 공약을 부각하기 위한 장소로 영등포구 꿈이룸학교를 택했다. 이곳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4차 산업혁명의 청사진을 제시한 곳이다.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공약을 이어받아 서울시를 4차 산업혁명의 전초기지로 만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은 곧 변화와 도전을 의미하는데, 대안학교에서 새로운 꿈을 펼쳐나가는 학교 밖 청소년의 이미지 또한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박 의원의 정책방향과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예비후보 중 가장 먼저 출마를 공식화한 우상호 의원은 광화문의 상징성을 활용한 케이스다. 우 의원은 지난달 11일 광화문광장 인근 세종문화회관에서 출마 선언을 하면서 “저는 문 대통령과 협력해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 당시 야당 원내대표로 탄핵 협상을 주도했던 리더십과 정권교체를 이뤄낸 촛불정신 계승 의지를 부각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는 게 캠프 자체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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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해임 촉구 및 김 원장을 감싸는 정부여당을 비판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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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야권에서는 바른미래당 안철수 위원장이 서울의 새로운 미래를 그린다는 취지로 서울시의회 앞마당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과거 국회의사당 건물로 활용됐다가 시의회로 거듭난 곳이다. 자유한국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보수의 심장부를 수호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당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여의도 당사에서 11일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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