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
은행권이 좀처럼 채용비리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까지 뒤늦게 비리 의혹이 나오면서 은행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은행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외유성 출장' 논란에까지 휘말리면서 홍역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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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금융감독원 하나금융 채용비리 특별검사단 단장인 최성일 부원장보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최흥식 전 금감원장의 사퇴 배경이 된 2013년 하나금융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
◆ 채용비리 논란, 벌써 반년째…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BNK부산·DGB대구·전북 등 7개 은행은 채용비리 의혹으로 금융 당국의 조사 및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은행권 채용비리 조사는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우리은행에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 결과 금융감독원은 하나·국민·광주·부산·대구 등 5곳에서 총 22건의 채용비리 정황을 확인하고 검찰에 통보했다.
KB국민은행은 2015년 청탁받은 20명을 VIP 명단으로 특별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 KB금융지주 회장 및 전 사외이사 친인척의 점수를 조작해 채용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KEB하나은행도 2016년 채용 시 청탁받은 55명을 특별 관리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행장이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대표였던 2013년 모 시장 비서실장 자녀를 추천해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부산은행은 2013년 서류전형에 탈락한 부산시 고위공무원 A씨의 아들을 다른 과정을 통해 입사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부산은행의 시금고 유치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 '대가성 채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대구은행은도 2015~2017년 대졸 정규직, 7급 창구직 채용에서 청탁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금감원이 이첩한 3건의 채용비리 이외에도 대구지검에서 30여건의 의혹이 추가로 나왔으며, 박인규 전 행장도 연루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은행도 2015년 부행장보 B씨가 자녀의 면접위원으로 참여했으며, 해당 자녀가 합격해 채용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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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채용비리 의혹과 수사 진행상황. |
◆ 신한금융 의혹에 '외유성 출장' 지원까지
여기에 신한금융지주까지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되며 은행권의 긴장감이 더 높아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앞서 금감원 전수조사에서 탈 없이 넘어간 유일한 대형 시중은행이었다. 그러나 뒤늦게 신한금융 전·현직 임원들의 자녀 20여명이 채용돼 현재 신한금융 계열사에서 근무 중이거나 과거 근무한 적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4대 대형 시중은행 모두가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 신한금융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채용비리 논란에 휩싸인 우리은행은 '김기식 파문' 악재까지 겹쳤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2015~2017년 VIP 고객 친인척, 지인 등 37명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이광구 당시 행장이 사임하고 이 전 행장을 포함한 전·현직 6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우리은행은 새 행장을 신속히 선임하고 조직을 안정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논란을 잠재웠으나, 김기식 금감원장의 외유성 출장 논란에 휘말렸다.
김 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던 2015년 5월 피감기관인 우리은행 지원(480여만원)으로 2박 4일간 중국·인도로 출장을 다녀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채용비리 이슈가 잠잠해질 때쯤이면 다시 추가 의혹이 나오거나 임직원이 구속되면서 벌써 6개월째 긴장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신한금융까지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됐고 신임 금감원장도 임기를 지속한다면 관련해서 더 엄한 수사·처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신화 기자 csh9101@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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