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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김기식 , 의정보고서에 "부적절한 출장 엄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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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52) 금융감독원장이 현역 국회의원 시절 의정보고서에 자신의 치적((治績)으로 정책금융공사(정금공) 임직원의 부적절한 해외출장을 고발한 사실을 알렸던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이 의정보고서가 발간된 시점 전후에 김 원장은 피감(被監)기관 예산으로 총 세 차례에 걸쳐 외유(外遊)를 다녀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4년 의정보고서’에서 김 원장(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불투명한 해외 공무출장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한다. 김 원장은 국민들에게 알리는 의정보고서에서 “정금공 일부 직원들이 공무 해외출장을 다녀오면서 해외투자기업들에게 거액의 출장비를 지원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것은)영수증이나 증빙자료도 남기지 않는 불투명한 공무출장”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김기식(52) 금융감독원장이 현역 국회의원이던 2014년 발간한 의정보고서. ‘불투명한 해외 공무출장 의혹’을 지적했다는 점을 자신의 의정활동 성과로 홍보하는 내용이 담겼다./2014년 국회의원 김기식 의정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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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를 향해 “부적절한 출장을 엄벌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부적절한 출장에 대해서 엄벌하고 기업에게 부담을 지우는 부당한 행태가 또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실태를 조사하고 개선대책을 마련하십시오!”라고 의정보고서에서 밝혔다.

하지만 김 원장의 실제 행동은 의정보고서와 달랐다. 김 원장은 의정보고서가 발간된 해인 2015년 5월 25일부터 6월 3일까지 9박 10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DC, 벨기에 브뤼셀, 이탈리아 로마,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했다. 특히 출장기간 가운데 5월 30일은 업무 일정이 없었음에도 김기식 일행은 차량을 렌트(80만원)했고, 가이드(30만원)도 썼다. 이날 밥 값 30만원까지 모든 비용은 피감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지불했다. 김 원장의 인턴 김씨는 출장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바티칸성당을 배경으로 찍은 자신의 사진 등을 게재하면서 ‘로마만 찍고 돌아왔어요.ㅋㅋ’라는 댓글을 달았다.

김 원장은 앞선 2015년 5월 19~21일 우리은행 초청으로 다녀온 2박4일 일정의 중국·인도 출장에서도 시내 관광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자유한국당에 따르면 김 원장은 출장 첫날 우리은행 충칭지점 개점행사에 참석한 다음, 이틀째 오후 5시 인도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우리은행의 편의를 받아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 등을 돌아보는 관광 일정을 소화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2014년 3월 24일부터 피감기관인 한국거래소 지원으로 2박 3일간 우즈베키스탄에 다녀왔다. 세 차례 ‘공무 출장’에는 피감기관 예산 4000여만원이 들었고, 이 가운데 두 번은 보좌관과 인턴 직원이 동행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은 “김 원장의 행태는 직권남용, 제 3자 뇌물수수, 강요(혹은 강요미수)에 해당한다”며 “‘(피감기관에)특혜 준 것이 없으므로 문제가 아니다’라는 해명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극치”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김 원장의 로비성 외유 의혹에 대해 "(해당) 해외 출장은 모두 공적인 목적으로 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해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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