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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모호해진 금융 컨트롤타워…최종구는 왜 침묵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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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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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백현 기자]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 정책의 컨트롤타워로서는 책임감이 부족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현안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지나치게 관망하는 모습은 물론 때로는 상황 판단에서도 미숙한 모습을 보인다는 지적 때문이다.

최종구 위원장은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정책의 최고 책임자이자 금융 정책 업무와 감독 업무를 함께 총괄하는 수장이다. 그러나 시장 안팎에서 최 위원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꽤나 냉소적이다. 최 위원장이 최근 대외적으로 언급했던 발언이나 행보가 냉소적 시각의 증거다.

최 위원장은 10일 오후 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농림수산업 분야 혁신 성장을 위한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금융권 관련 현안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어느 것에도 명확하게 자신의 소신이나 확실한 정책 대안을 드러낸 답변은 없었다.

국회의원 시절 특혜 외유성 출장 의혹에 휘말린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에 대해서는 “본인도 사과했고 큰 과오가 없었다는 청와대의 판단을 믿고 있다”며 “나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 사건의 사실관계를 잘 모르기 때문에 자세히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지금 금감원이 채용비리 조사나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 조사 등 해야 할 일이 매우 많다”며 “금감원 내부 조직이 김 원장을 중심으로 안정을 이뤄서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사실상 김 원장을 두둔하며 논란이 수그러들길 바라는 눈치였다.

이 발언을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시장의 혼란을 줄이고 금융위와 금감원 사이의 분위기를 감안해 최 위원장이 중립적 위치를 지켰다는 긍정적 시각과 감독기관 조직 구조상 상급자인 최 위원장이 김 원장에게 직언을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공존하고 있다.

STX조선 자구안 수용 여부나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 착오 사건에 대해서도 불명확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최 위원장은 “STX조선 노사가 막판 협상 중이라고 들었는데 노사 합의 자구안의 수준이 채권단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에 못 미친다고 들었다”고 “오늘 내로 산업은행의 입장이 결정될 것이라고 보고 자구안의 내용을 끝까지 지켜본 뒤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서도 금융권 안팎에서는 기업의 운명을 결정짓는 정책 책임자가 내용을 간접적으로 건너들은 수준에서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STX조선 등 한계기업에 대해 섣부르게 운명을 결정할 경우 그로 인한 부정적 효과를 감안해 최 위원장이 최대한 자제를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있지만 원칙을 강조하겠다던 최 위원장의 기조가 많이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더 힘을 얻고 있다.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 역시 엄단 의지를 피력하기보다는 조사 권한이 있는 금감원의 결과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현대차그룹에 대한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지분 공습에 대해서도 국내 금융당국의 책임자로서는 지나치게 방관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 상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시장의 혼란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최 위원장의 의중은 알겠지만 감독당국의 영이 서지 않는다는 금융당국 내부에서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최 위원장의 불분명한 태도는 오히려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며 “김기식 위원장에 대한 논란이나 구조조정 추진 문제에 대해서도 확고한 기조나 의중을 밝히는 것도 시장이나 최 위원장 본인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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