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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외유출장 논란’ 김기식, 왕성한 대외 행보로 정면돌파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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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0일 방송출연·증권사 대표 간담회

예정 없던 일정 만들어 존재감 과시



한겨레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사 대표이사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언론 인터뷰·증권사 간담회 등 외부 일정까지 소화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본인을 둘러싼 숱한 의혹이 끊임없이 불거지는 와중에서도 없던 일정까지 만들어 바삐 움직이는 모양새다. 청와대와 여당이 김 원장에 대한 적극적 엄호에 나선 가운데 자진 사퇴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김 원장은 10일 오전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 출연해, 6일 벌어진 삼성증권 배당사고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 2일 취임한 김 원장이 방송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상 금감원장은 방송 출연을 거의 하지 않는다. 전임 최흥식 원장은 재임 6개월 동안 한번도 방송에 나가지 않았다.

김 원장은 방송에서 삼성증권을 매섭게 질타했다. 그는 “제일 큰 문제는 실제 배당이 이뤄지고 거래 정지까지 37분이 걸렸다는 점이며 이런 상황에 대비한 대처 시스템이 제대로 안 돼 일부 직원들의 매도가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주식을 매도한 직원들도 잘못 입력된 것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을 텐데 주식을 매도했다는 것은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이상으로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증권에선 지난 6일 우리사주 조합원에게 잘못된 주식 배당을 하고, 이 주식을 받은 직원 중 16명이 곧바로 주식을 팔아버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금감원은 9일부터 삼성증권을 상대로 특별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11일부턴 현장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이 방송에서 외유성 출장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국민 눈높이에서 지적받을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죄송하다. 어떤 경우에도 로비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저 자신의 확신이 있다 보니 스스로 경계해야 하는 것이 느슨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피감 기관 돈으로 국외 출장을 다녀온 사실 자체에는 머리를 숙였으나 야당에서 주장하는 ‘로비성 외유’는 아니라는 항변을 거듭 강조한 셈이다.

김 원장은 오전 10시께는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과 17개 증권회사 대표를 불러모아 간담회를 열었다. 취임 후 첫번째 공개 금융회사 대표와의 회동이다. 그는 삼성증권 사태를 계기 삼아 증권사 대표들에게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와 주식거래시스템 점검을 당부했다. 김 원장은 간담회 후 취재 기자들과 만나서도 스스럼없이 발언을 이어갔다. 김 원장은 “28억개가 넘는 존재하지 않는 유령주식이 전산상으로 발행돼서 거래된 희대의 사건”이라고 질타한 뒤, “감독 당국의 제도 개선과 회사의 철저한 내부통제는 물론이고,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의 엄격한 직업윤리의식이 신뢰 회복의 근간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장은 또 최근 한 언론이 보도한 신한금융그룹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도 즉각적인 검사 착수를 지시했다. 통상 여러 비리 정황이 나오더라도 사전 검토를 위해 현장 검사는 뜸을 들인 뒤 나가는 과거 금감원의 행보에 비춰보면 매우 전격적인 조처다. 본인을 둘러싼 의혹이 연이어 터지고 있는 상황 속에 이어지는 김 원장의 광폭 행보는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원장은 이날 오후 3시에는 한국투자증권을 찾아 증권거래시스템을 점검했다.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계획에 없던 현장 방문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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