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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금융주, 꽃길은커녕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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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기와 맞물려 수혜주로 꼽히던 금융주가 시장 대비 부진한 성적을 내며 '수난시대'를 겪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은행주를 담고 있는 KRX은행지수는 3월 이후 하락세를 보인 끝에 11.7%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7% 소폭 상승한 것에 비하면 시장 대비 크게 부진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KRX보험지수도 같은 기간 9.5% 떨어졌고 KRX증권지수는 4% 하락하는 등 금융주는 한 달 동안 전반적으로 기진맥진했다.

특히 은행주는 1분기 순이자마진(NIM) 개선 등에 힘입어 실적 호조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금융주보다 유난히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5대 대형 은행주를 살펴보면 KB금융은 3월 이후부터 9일까지 11.6% 하락했다. 또 우리은행은 16.9%, 기업은행이 9.3%, 하나금융지주가 15.4%, 신한지주가 5.4% 떨어지는 등 일제히 약세였다.

은행주는 가계부채 억제 역할 분담과 가산금리 인하 압박을 비롯한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기조, 채용비리 이슈에 따른 지배구조 불확실성 문제 등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나빠진 상황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임 금감원장 취임 이후 규제 분위기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가계부채에 대해 약탈적 대출이라는 주장도 나온다"고 언급했는데 업계는 이를 가산금리 체계를 손질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여기에 1500조원의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된 상황에서 3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약 3조원 더 늘었다. 업계는 은행권이 향후 대출에 더 보수적인 태도를 취할 것으로 봤다.

다만 은행주는 최근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데다 1분기 실적도 비교적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대신증권 등은 실적 시즌을 겨냥한 단기 접근을 제안하기도 했다.

보험주·증권주 역시 규제 강화 우려로 지난달부터 하락세다. 손해보험사는 실적 우려까지 겹쳤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손해보험사의 경우 겨울 한파 영향으로 1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증권주는 1월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과 맞물려 거래대금이 급증한 덕분에 1분기 실적은 양호했으나 최근 주가 조정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태다. 또 대형 증권사인 삼성증권의 배당 사고도 증권주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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