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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줌인]‘몸값’ 높이는 평화당, 조배숙·장병완 리더십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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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당, 거대양당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 자임

정의당과 '평화와정의' 구성..국회 교섭력 높여

조배숙, 정부여당에 쓴소리하며 존재감 키워

장병완 "단호한 캐스팅보트 역할하겠다"

지지율 상승·지방선거 성과 등이 숙제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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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조진영 기자] 추가경정예산안과 개헌안 협상을 두고 여야가 대치를 거듭하는 가운데 민주평화당이 캐스팅보터로 떠오르고 있다. 소속 의원은 14명뿐이지만 평화당과 뜻을 함께하는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3인방(박주현·이상돈·장정숙)을 더하면 정국의 방향키를 쥘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의당과 교섭단체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을 구성하면서 개헌과 추경 협상에서 거대 양당의 조정자로 나서고 있다. 평화당의 동력은 확고한 지역기반을 가진 지역구 의원들이다. 소속 의원 14명 대부분이 광주, 전남, 전북 등 호남지역에서 재선 이상에 성공한 정치인이다.

◇“할 말은 하겠다” 조배숙..연일 정부 비판 쏟아내

그 선봉에는 16대 비례대표로 입문해 전북 익산에서 4선에 성공한 조배숙 대표와 광주 동구남구갑에서 3선을 한 장병완 원내대표가 있다. 조 대표는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두고 내홍을 겪을 당시 통합 반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판사와 검사, 변호사 등 다양한 각도에서 일해본 경험이 당을 이끄는 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조 대표가 마냥 마음씨 좋은 조정자인 것은 아니다. 새천년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해 친정격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를 향해 ‘할 말은 하겠다’는 태도로 연일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환경부장관을 분리수거해야한다”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조 대표는 이른바 ‘폐비닐 대란’ 직후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김은경 장관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정부 비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9일에는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을 향해 “가증스럽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시절 김영란법 입법을 주도했던 김 원장의 태도를 지적한 발언이다.

조 대표는 여당과 청와대를 저격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이) 김 원장의 (외유성 출장이) 관행이라고 감쌌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원 특활비를 가져다 쓴 것도 관행이었다”며 “여당이 감쌀 일이 아니다”고 했다. 청와대를 향해서도 “인사검증팀은 일자리 숫자를 채우기 위해 앉아있는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조 대표는 연일 정부와 여당을 질타하며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병완 원내대표도 조 대표의 ‘비판적 지지론’에 힘을 싣고 있다. 그는 ‘평화와 정의’ 출범 직후 “민주당에 도움이 되는 역할만 하지는 않겠다”며 “여당에 견제가 필요할 때는 단호하게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거대양당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도 과반이 아니다”라며 “중간 지대 정당들이 중요 키를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캐스팅보트’ 쥐고 있는 평화당..지지율·지방선거 넘어야

평화당이 ‘비판적 지지’를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의석 수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에서 가장 시급한 안건은 추경과 개헌인데 두가지 모두 본회의 표결을 거쳐 결정되는 사안이다. 과반을 위해 한 표가 급한 민주당 입장에서는 평화당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교섭단체 ‘평화와 정의’가 추경에 찬성할 경우 민주당 121석·‘평화와 정의’ 20석·바른미래 비례3인방 3석·무소속(이용호·손금주) 2석·민중당 1석 등 총 147석으로 전체 293석 중 과반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조 대표와 장 원내대표가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높고 험하다. 의석수(14석)에 맞지 않게 지지율이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3~5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설문(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민평당의 지지율은 0.3%를 기록했다. 가장 큰 문제는 지지기반인 호남에서의 지지율이 2%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바른미래당(3%)이나 정의당(3%)보다 낮은 수치다.

정의당과의 연대를 유지하는 것도 과제다. 정의당은 추경에 반대하고 있지만 평화당은 호남지역을 위한 추경이면 가능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 역시 숙제다. 텃밭인 호남지역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둬야 후일을 도모할 수 있어서다. 또 국민의당 탈당 이후 무소속으로 남아 있는 이용호, 손금주 의원을 어떻게 설득해 입당시키느냐를 두고 조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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