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을 대표하는 스트롱맨으로 ‘리틀 푸틴’이라 불리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4선에 성공, 2022년까지 집권하게 됐다.
헝가리 총선에서 압승해 4선에 성공한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지지자들 앞에 섰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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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8일(현지시간) 피데스와 기독민주국민당(KDNP) 연합이 49% 가까운 득표율로 개헌 가능선인 의석수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FT는 “기록적인 득표율이었으며, 피데스당은 헌법을 바꾸고 그들의 권력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의석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투표율도 70%에 가까웠다.
이번 총선을 승리로 이끈 오르반은 1998년 35세의 젊은 나이로 총리가 돼 ‘유럽 최연소 총리’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인물이다. 2010년 재집권한 이후로는 특히 유럽연합(EU)의 난민 수용 정책을 비판하고, 강경한 반난민 정책을 제시하며 대중을 파고들었다.
오르반의 재집권엔 경제 안정이 상당한 뒷받침이 됐다. 그의 집권 이후 경제성장률은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선거 기간 부패 스캔들이 터져나오고, 언론과 시민단체에 대한 탄압으로 독재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헝가리 유권자들이 그에게 표를 던진 이유다.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총선에서 극우 세력이 세를 불린 가운데 헝가리에서도 우파 여당이 대승을 거둠에 따라 유럽의 혼돈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르반의 재집권으로 유럽 내 동서 간 분열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가 난민을 침략자로 규정하며 체코ㆍ폴란드ㆍ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3개국과 함께 결성한 ‘비셰그라드 그룹’(이들 4개국이 외교ㆍ경제ㆍ안보 등을 협의하기 위해 결성한 협력체)의 ‘반EU’ 정책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EU는 오르반과 헝가리의 행보에 대해 불안한 시선을 감추지 않고 있다. 헝가리는 EU 기금 지원을 받아 국내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EU 정책은 제대로 수용하지 않고 있어 서유럽 회원국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사실 헝가리는 EU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다. EU의 돈은 헝가리 경제를 부흥시키는 데 분명한 도움을 줬다”며 “때문에 EU의 많은 나라가 헝가리를 등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동유럽 국가들의 EU 배신이 브렉시트보다 외려 EU에 더 위협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르반은 승리가 확실시되자 “조국을 지킬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자신의 노선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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