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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한국당 개헌안 확정, 총리 임명ㆍ사면 모두 국회 동의 거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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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2일 ‘분권 대통령-책임 총리제’를 골자로 한 자체 개헌안을 확정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개헌안을 설명했다. 핵심은 대통령은 통일ㆍ국방ㆍ외교를 맡고 국무총리가 나머지 행정권을 통할한다는 내용이다.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선출하고, 장관 등 국무위원들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한국당은 또 제왕적 대통령을 막기 위해선 검찰ㆍ경찰ㆍ국세청ㆍ국정원ㆍ공정거래위 등 5대 권력기관장의 인사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안을 마련했다. 각 기관이 적당한 인사를 추천하도록 하고 대통령이 국회 동의를 얻어 임명하는 절차를 밟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이 특별사면권을 행사할 때도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된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친 뒤 국회의 동의를 얻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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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와 함진규 정책위의장.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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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헌법 개정 발의권도 삭제했다. 김 원내대표는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헌법개정 발의권을 갖는 것은 삼권분립 체제와 맞지 않으며 이를 인정하는 것은 곧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관제 개헌안 발의라는 폐단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소환제와 관련해선 특정 이익단체의 공격으로 국회의원이 파면되는 경우가 빈번해질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한다고 해도 부정적인 측면이 더 크고 대의민주주의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한국당은 보고 있다.

선거 연령은 학년제와 연동시켜 만 18세 이상으로 낮추기로 확정했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학년제와 연계할 경우 학교의 정치화에 대한 우려부터 우선 해소돼야 한다는 전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지방분권 강화와 관련해선,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지방자치단체 간 재정격차가 큰 상황에서 부익부빈익빈이 심화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바꾸는 정부 개헌안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지방분권의 이름으로 사실상 연방제를 도모하는 것”이라며 “단일국가를 정하고 있는 헌법체제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수도 조항과 관련해서는 수도가 서울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헌법에 명시하되, 법률로 수도 기능 중 일부를 다른 도시로 이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기로 했다.

또 정부안대로 헌법에 경제 민주화를 명시하는 건 과도한 국가 개입으로 사회주의화가 될 수 있다는 게 한국당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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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왼쪽 두 번째)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사회주의 개헌저지 투쟁본부 위원장 임명식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위원장에는 김무성 의원·이재오 상임고문·김문수 전 의원 등 3명을 임명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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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권 강화와 관련해선 생명권ㆍ건강권ㆍ재산권 확대에 반대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정했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명시하려는 데 대해 “헌법에 불필요한 내용을 과도하게 집어넣음으로써 국가의 의무만 잔뜩 늘려놓은 꼴”이라며 “특정 이익집단 요구를 모두 수용해 헌법에 담는 것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가 마치 자원을 무한정으로 가진 것으로 전제하는 무책임한 발상이며 미래세대를 고려하지 않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토지공개념과 공무원의 노동3권 보장에 대해선 반대 논리를 분명히했다. 한국당은 토지공개념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며 현행 법률로서도 얼마든지 제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공무원에게 노동3권을 보장할 경우 일반 국민에 비해 너무 많은 권리를 주는 것이란 입장이다.

한국당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개헌안을 곧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위에 제출하고, 키워드를 중심으로 대국민 홍보를 해나가기로 했다.

이날 비공개 의총에선 당 지도부와 국회 헌정특위 소속 위원들을 중심으로 마련된 이 개헌안에 대해 특별히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다만 대통령 권한 분산 등 정부 여당과 팽팽하게 대립하는 조항이 많아 향후 여야 논의 과정에서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대통령 개헌안을 가지고 협상하자는 것은 국민와 국회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3당 교섭단체 개헌안이 다 모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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