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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노조 강경파 굴복…금호타이어 회생 기회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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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강경파, 해외매각 투표에 부치기로

찬반투표로 부결시 내주 월요일 법정관리

뉴스1

금호타이어 노조 조삼수 대표지회장(왼쪽)과 정송강 곡성지회장. 사진은 29일 기자회견 모습. 2018.3.29/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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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금호타이어 노조가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 여부를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조합원들이 해외매각에 동의하면 금호타이어는 해외자본 유치를 통해 정상화의 길을 걷는다. 반대일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법정관리에 대한 조합원들의 두려움이 커지고, 여론마저 악화되면서 노조 강경파가 찬반투표로 입장을 급선회했다.

조삼수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 대표지회장은 30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열린 총파업 집회에서 해외매각 관련해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해외매각 철회'를 고수하며 찬반투표조차 거부해왔다. 그러나 법정관리가 기정사실화하면서 파국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찬반투표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찬반투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늦어도 31일까지는 실시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가 오는 2일 오전 8시30분 임시 이사회를 열고 해외매각 또는 법정관리 신청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이 찬반투표를 통해 더블스타로의 해외매각에 동의하면, 이사회는 해외매각을 승인한다. 반면 투표에서 해외매각이 끝내 거부되면, 이사회는 회사재산보전을 위해 법정관리 신청을 선택한다. 당장 이날 270억원의 기업어음(CP)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기업어음이 부도처리되면 금호타이어는 회생절차를 위한 법정관리 신청은 커녕 공중분해의 운명을 맞는다.

더욱이 법정관리 신청이 이루어지면 금호타이어 주식도 상장폐지가 된다. 이날 금호타이어 노조가 해외매각 여부를 투표에 부치기로 하자, 이 회사의 주가가 상한가로 마감한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상한가 마감은 일단 긍정적이다. 금호타이어가 회생의 기회를 극적으로 잡은 것으로 시장이 반응한 까닭이다.

사실 금호타이어는 해외매각 외에는 회생이 어렵다는 분위기가 커지면서 이에 동조하는 노조원이 크게 늘었다. 특히 채권단에 이어 정치권과 정부가 한 목소리로 해외매각의 절실함을 호소했고, 청와대는 금호타이어 사태를 정치적 논리로 풀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에 노조의 강경파는 해외매각에 여전히 반대한다는 뜻을 피력하면서도, 해외매각 여부를 일선 조합원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노조 집행부의 강경파는 그동안 타이어뱅크 등 제3의 잠재적 인수자를 내세워 해외매각를 방해했다. 그러나 주요 기업들이 금호타이어 인수 가능성을 적극 부인하고, 타이어뱅크마저 인수 여력이 없음이 드러나자 노조 집행부는 코너에 몰렸다.

이런 상황에서 금호타이어는 다음주 월요일인 4월2일 270억원의 CP 만기가 돌아오고, 5일에는 회사채 400억원을 갚아야 하는 형국을 맞았다. 당장 2일 CP를 막지 못하면 금호타이어는 부도처리된다. 금호타이어 이사회로선 다음주 월요일 오전 부도 처리에 앞서 법정관리를 '기계적으로' 신청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노조 강경파가 현실을 인정하고 해외매각을 조합원 투표에 맡기기로 했다. 조합원 투표가 물리적으로 촉박한 만큼 주말 대신 내주초에 진행될 수 있지만 이제 일선 조합원에게 공이 넘어왔다. 조합원들이 해외매각에 찬성하고 금호타이어 노사가 경영정상회 계획 이행 약정서를 체결하면 금호타이어는 최악의 국면을 모면한다.
cho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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