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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금호타이어 노조 내부 분열 "법정관리 불사" "최악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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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직원 투표 여론 커져


해외매각에 반대 입장을 고수해 온 금호타이어가 노조 내부에서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조 집행부가 '법정관리까지 불사'하겠다는 태도로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을 반대하고 나서자 일부 직원들이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며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금호타이어 인수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노조 반대' 의견이 엇갈리면서 KDB산업은행이 제안한 전 직원 투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회사 안팎에서 높아지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 계파인 현장투쟁노동자회는 28일 소식지를 통해 "조합원들과 소통을 위한 조합원 설명회 및 임시대의원대회를 개회해 달라"고 노조 집행부에 요청했다. 현장투쟁위는 "그간 과정을 거치며 세대 간 이해관계의 차이, 지회의 일관성 없는 집행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다"며 "조합원들과 소통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인수의사를 밝힌 국내 기업을 공개하고, 향후 방향과 방안을 조합원에게 설명해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또 현장투쟁위는 30일로 예정된 총파업에도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금호타이어 노조 집행부는 해외매각 철회를 명분으로 30일 전 조합원 파업지침을 내린 상태다. 이날은 채권단이 제시한 해외매각 동의서 제출 '데드라인'이기도 하다. 이에 현장투쟁위는 "30일 총파업은 산업은행 및 회사가 법정관리 신청을 한 이후로 조정, 사회적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기에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통합추진위원회 소속 노동과 희망도 이날 노조 집행부를 겨냥, "협상은 뒷전이고 감정대립으로 치닫고 있다"며 의구심을 명확하게 해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동과 희망은 "생존권이 촌각을 다투는 지금 상황에서 조합원의 의중을 확인하고, 이를 반영하는 것보다 우선시될 것은 어떤 것도 없다"며 "총파업 전에 조합원 설명회를 반드시 개최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일반직 직원들 역시 법정관리 반대와 해외자본 유치 찬성 입장을 담은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금호타이어 노조 내부에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30일까지 노조의 동의가 없으면 법정관리"라는 입장을 다시 한번 피력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들에게 "금호타이어 회생의 핵심은 중국공장의 정상화"라면서 "제3의 기업이 더블스타와 동일한 조건을 제시한다고 해도 중국공장 정상화를 위해 6000억~7000억원은 더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실상 중국공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더블스타가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자율협약 연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노조에서 '절대 법정관리 못 간다. 정부에서 돈을 넣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원칙론에도 맞지 않지만 이제 우리 손을 떠나 기계적으로 법리적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면서 "자율협약이 끝나면 당장 다음주 월요일에 몇 백억원의 어음이 부도 처리되고, 상장폐지 절차까지 진행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동걸 회장은 전 직원 투표를 통해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노조 집행부의 결정에 5000명의 직원과 가족의 생존권이 걸려 있다"면서 "직원들 의견에 반해서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것은 생존권과 국민 삶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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