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뱅크 “금호타이어 인수 추진” 산은 “대응할 가치 없다”

채권단 접촉은 아직…중국 공장 부실규모 커 감당 어렵다는 시각 지배적

채권단이 선언한 금호타이어 자율협약 중단 시한(30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금호타이어 매각은 더 꼬이고 있다.

타이어 유통회사인 타이어뱅크가 인수 의사를 공식화했지만 구체적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고 일축했다. 중국 더블스타는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며 재차 인수 의사를 밝혔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27일 오전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국내 기업으로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 없어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며 “타이어뱅크를 상장해 자금을 조달하거나 채권단에 (타이어뱅크를) 담보로 제공하면 차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국내 공장 인수 의지와 당위성만 강조했다. 자금 조달에 대해선 “(중국 쪽이 아닌) 글로벌 기업 두어 곳의 공동 매수 제안이 있었기 때문에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자금 조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만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 채권단을 만나지 않았다. 채권단, 노동조합 생각을 들어본 후 최종적으로 인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인수 의지가 있다면 채권단을 먼저 접촉하는 것이 순서인데 이상하다는 것이다. 이날까지 타이어뱅크는 채권단에 공식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더구나 산은이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것을 추진 중이고 27일 기준으로 채권 만기를 불과 사흘 앞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의 중국 공장 부실이 심각하기 때문에 타이어뱅크가 이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타이어뱅크가 지난해 4월 공시한 2016년 말 기준 감사보고서를 보면, 2016년 매출은 3729억원이며 현금성 자산은 191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금호타이어 인수 금액은 6500억원에 달한다. 산은 관계자는 “당장 중국 공장에만 6000억원이 필요한데 매출액 3700억원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임지선·김준 선임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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