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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꼬이는 금호타이어 협상에 ‘타이어뱅크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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産銀회장 “노조가 합의 일방 파기”

노조 “합의 안해… 찬반투표 거부”

합의시한 사흘앞, 법정관리 가능성

동아일보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사진)이 더블스타 자본 유치에 대한 금호타이어 전체 직원의 찬반 투표를 제안했지만 노조는 거부했다. 노사 합의 시한인 30일을 나흘 앞두고 양측의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금호타이어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갑자기 국내 타이어 유통업체인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 의향을 밝히고 나섰다. 산은은 “타이어뱅크로부터 전혀 연락을 받은 적 없다”며 황당하다는 표정이다.

○ 이동걸 “전체 직원 대상 찬반 투표 하자”

이 회장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산은 본점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23일 오전 금호타이어 노조 대표들과 비공식 면담을 실시해 구두로 경영정상화를 위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노조가 중국 기업인 더블스타 자본 유치를 수용하는 대신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미래위원회를 공동 구성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노조가 24일 총파업을 강행하며 ‘인수 의사를 밝힌 국내 기업이 있다’고 주장하는 등 입장을 바꿨다고 노조를 비판했다. 이어 “노조가 금호타이어 직원 다수의 의사를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전체 직원의 찬반 투표를 제안했다.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더블스타로 매각할 경우 우리사주조합 또는 개별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주는 등의 유인책도 내놨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곧바로 반박했다. 노조는 “산은과 중국 더블스타 자본 유치에 대해 합의한 적이 없다. 조합원 투표, 스톡옵션 등 산은의 제안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노조가 산은의 제안을 거부함에 따라 금호타이어가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30일까지 노조가 자구안과 더블스타 매각 방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채권단 공동관리인 자율협약 절차가 중단된다. 이 경우 금호타이어는 상장 폐지를 거쳐 법정관리로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되면 회생보다는 청산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 타이어뱅크, 금호타이어 변수로 작용할까

노조가 해외 매각은 안 된다며 버티는 사이 국내 타이어 유통업체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타이어뱅크 관계자는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27일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간담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인수 의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27일 간담회에서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되는 것은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안겨주는 것이다. 타이어뱅크는 전국에 판매망을 갖추고 있어 즉시 판매를 증가시킬 수 있고 고용을 보장하면서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고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일단 환영한다”면서도 “복수의 업체가 인수의향이 있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타이어뱅크의 등장에 산은과 금호타이어 측은 “금시초문”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그간 산은은 금호타이어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중국법인의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서는 더블스타가 적임자라며 해외 매각을 추진해왔다.

업계에서는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능력이 있느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산은과 더블스타가 합의한 금호타이어 인수 금액은 6463억 원이다. 하지만 타이어뱅크의 매출은 2016년 기준 3700억 원 수준이었고 직원 수도 70명에 그친다. 이와 별도로 금호타이어의 중국법인 정상화를 위해서는 7500억 원대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강유현 yhkang@donga.com·변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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