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금호타이어 노조와 외자유치 구두합의, 전직원 대상 투표하라”

노조와 외자유치 구두합의

스톡옵션, 우리사주 등 제안

이동걸 회장 “희망 가지고 귀경했다”

전직원 대상 투표 요구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에 외자유치를 위한 전직원 대상 투표를 제안했다. 산은은 지난 23일 채권단과 노조가 더블스타의 투자와 관련해 구두로 합의했으나 아직까지 최종 답변이 전달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조의 무조건적인 더블스타 외자유치 반대 입장이 금호타이어 전체 구성원의 의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조속히 실시해 줄 것을 회사와 노조에 대해 제안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동걸 회장은 지난 19일 금호타이어 노조사무실을 방문해 조삼수 노조 대표, 정송각 곡성지회장, 문성현 노사정위원장과 다자간 면담을 실시했다.

이후 이 회장은 노조의 입장에 변화가 없어 22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차이융썬(柴永森) 회장과 함께 광주를 찾아 금호타이어 노조 대표들과 비공식 면담을 가졌다.

23일 산은, 더블스타와 노조는 ▷더블스타 자본유치 수용 ▷경영정상화 및 장기 발전방안 수립 등을 위한 미래위원회 공동 구성 ▷자구계획의 조속한 합의 등의 내용을 담은 노사정채(노조, 회사, 노사정위원회, 산업은행) 공동선언문 27일까지 발표 ▷노조원 설명을 거쳐 29일 또는 30일 노조원 투표를 구두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동걸 회장은 노조 대표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약 4시간 가량 논의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자구안 기본안에는 합의했고 노조와 더블스타의 투자유치를 동의하겠다고 구두로 약속했다”며 “노조이 우려사안을 감안해 미래위원회 구성, 장기발전계획, 경영투명성 문제도 포함해 검토하는 것으로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조가 24일 집회를 취소할 수 없어 발표를 미뤄달라는 요청에 의해 그동안 발표하지 않았고 노조측에서는 이를 미루면 상황을 봐서 발표하겠다고 큰 틀에서 합의가 됐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차이 회장과의 면담을 권유했고 역으로 돌아가던 차이 회장이 차를 돌려 노조와 만나 40분 가량 대화가 이어졌다. 차이 회장은 중국기업들은 의료보험 보장이 되지 않지만 직원 복지를 위해 회사 비용으로 의료보험을 들겠다는 의지까지도 표명했다.

산은 등 채권단은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한다는 조건으로 직원 동기부여와 노사 상생발전을 위해 우리사주조합 또는 개별 임직원에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금호타이어가 자사주를 취득하고 우리사주조합에 출연하는 방안들도 노조와 논의했다.

이동걸 회장은 “더블스타도 이에 동의했으며 실행시기, 한도, 내용, 절차 등 구체적 실행방안은 추후 협의해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당시 고용보장이나 미래불안감이 타협이 어려웠던 것이었지만 23일 노조와 구두합의한 시점에서는 장애요인이 해소됐었다고 단언코 말하겠다”며 “그렇게 생각하고 귀경했고 미래선언문을 손잡고 발표하는 그림을 그렸지만 중간에 상황이 터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24일 노조는 집회에서 “인수를 희망하는 제3의 기업이 있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산은은 “국내 어떤 기업으로부터도 투자제안을 받은 바 없다”며 반박했다.

이 회장은 “정해진 기일인 30일까지 노사자구안 합의와 더블스타 투자 유치에 대한 노조 동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자율협약 절차가 중단된다”며 “자율협약 절차 중단시 채권만기 연장 등 채권단 지원방안이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함에 따라 대규모 연체상태에 놓이게 돼 회생절차를 신청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호타이어 문제는 직원 및 그 가족의 생존문제가 걸려있을 뿐 아니라 협력사는 물론 지역경제에도 치명적”이라며 “특정소수집단에 의해 문제가 좌지우지되면 안되고 폭넓은 논의에 의해 결정돼야 하며 전체 관련자와 이해당사자의 총의를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조 대표부에도 부탁드린다”며 “조속히 대화테이블에 나와 회사정상화를 위한 협의에 임해주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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