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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정치권, 개헌 대치 정국…野 “사회주의 헌법 개정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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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대통령 개헌안 발의 “네 번째 독재 대통령 되는 날”
더불어민주당 “개헌 열차 속도 내야…8인 협의체로 개헌 논의”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에 대해 26일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사회주의 헌법 개정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6월 개헌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개헌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야당에 촉구했다.

대통령 개헌안은 이날 오전 10시 국무회의에 상정됐다. 문 대통령은 오후 3시쯤 아랍에미리트(UAE) 현지에서 전자결재로 국회 송부와 대통령 개헌안 공고를 재가할 예정이다. 이 개헌안이 곧바로 관보에 게재되면 법률적 의미의 공고가 시작되고 발의 절차도 완료된다.

자유한국당은 대통령 개헌안을 ‘좌파의 폭주’로 규정하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홍준표 대표는 문 대통령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해방 이후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 독재 대통령이 되는 날이 바로 오늘이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YS(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가장 치밀하게 준비된 정권으로 YS는 군정 종식과 문민정부 수립을 위한 개혁에 집중했지만, 문재인 정권은 좌파정권 안착을 위해 사회주의 체제변혁까지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 대한민국 체제 변혁을 위한 사회주의식 헌법 개정안을 발의한다”며 “국회와 상의하지 않은 대통령의 일방적 개헌안 발의다”라고 했다.

홍 대표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고치자는 국민적 여망은 깡그리 뭉개고 사회주의로 체제 변경을 시도하는 헌법 개정쇼는 앞으로 관제 언론을 통해, 좌파 시민단체들과 합세해 대한민국을 혼돈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3일에 걸쳐 홈쇼핑 광고하듯 개헌쇼를 한 청와대가 법제처 심사도 하는 둥 마는 둥, 국무회의도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문재인 관제 개헌안’을 오늘 국회로 던진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개헌안을 놓고 반나절 심사 후 의결을 거쳐 국회로 던진다니, 법률안이나 대통령령을 바꾸더라도 이렇게 하지는 않을 판이다. 개헌을 얼마나 가볍고 우습게 여기는 것인지 어이가 없다”고 했다.

한국당은 전날 장외투쟁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개헌 관련 대국민 여론전 수위도 바짝 끌어올릴 계획을 밝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대통령 개헌안 발의를 발판으로 야당을 향한 개헌안 합의 압박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정치권은 당리당략과 선거 유불리를 떠나 6월 개헌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국회 내 성실한 논의로 개헌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추 대표는 “이번 개헌안은 엄밀히 말하면 대통령 발의가 아니라 광장에서 무너진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지켜낸 촛불시민의 명령이고 주권자인 국민의 개헌이다”라고 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교섭단체 4곳이 참여하는 ‘8인 협의체’를 만들어 개헌논의를 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우 원내대표는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되면 개헌 열차는 ‘6·13 지방선거’ 동시투표 시기에 맞춰서 속도를 내게 된다”며 “다만 청와대는 5월 초까지라도 (국회의) 개헌안이 마련되면 대통령 개헌안을 철회할 수 있다고 했다. 선택은 모두 여야의 의지에 달린 셈”이라고 언급했다.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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