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30 (월)

'묵죽화 대가' 이정의 금물로 그린 그림, 보물 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문화팀] 조선의 묵죽화(墨竹畵·수묵을 사용한 대나무 그림) 대가로 꼽히는 탄은(灘隱) 이정(1554∼1626)이 감색 비단에 금니(金泥·금물)로 그린 그림이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이정이 1594년 12월 12일 충남 공주에서 임진왜란 발발 직후 다친 팔로 매화, 난초, 대나무를 묘사한 ‘이정 필 삼청첩(三淸帖)’을 포함해 조선시대 회화와 불경, 서적 등 9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삼청첩은 식물의 형상을 정교하고 우아한 필치로 담아내 조선시대 사군자화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세종의 증손인 이정은 유덕장, 신위와 함께 조선 묵죽화의 대가로 불렸다. 대나무 외에도 난초와 매화를 잘 그렸고, 글씨에도 조예가 깊었다고 전한다. 이정의 작품이 보물로 지정 예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외에 간송미술문화재단에 있는 이징(1581∼?), 심사정(1707∼1769), 김득신(1754∼1822), 김정희(1786∼1856)의 서첩과 그림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이 가운데 이징, 심사정, 김득신의 작품은 지금까지 보물로 지정된 예가 없다.

김정희의 작품은 ‘김정희 필 서원교필결후(書員嶠筆訣後)’와 ‘김정희 필 난맹첩(蘭盟帖)’ 등 2건이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서연교필결후는 서예가 이광사가 서법에 관해 정리한 책 ‘서결(書訣) 전편’의 서문에 해당하는 부분을 추사(秋史) 김정희가 비판한 글이다. 그가 행서(行書·약간 흘려 쓴 서체)로 쓴 친필 원고다. 난맹첩은 김정희가 자신의 전담 장황사(裝潢師·표구 전문가)였던 유명훈에게 선물로 주려고 마련한 서화첩이다. 묵란화(墨蘭畵·수묵을 사용한 난초 그림) 16점과 글씨 7점으로 이뤄졌는데, 추사가 화첩에 묵란화만 모은 사례로는 유일하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에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이 문화재들의 보물 지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