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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철도개혁' 佛 마크롱, 첫 시험대…정권 사상 첫 대규모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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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개혁을 시작으로 공공부문 노동계와 전쟁을 선포한 프랑스 마크롱 정권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 철도 노동조합과 철도 개혁을 반대하는 공공서비스 노동자들이 22일(현지 시각) 마크롱 정권 사상 첫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공항, 대중교통 노동자들과 교직자들이 이번 시위에 참여하면서 하루동안 항공편이 취소되고 학교가 문을 닫는 등 공공 업무가 일시 중단될 예정이다. 그러나 프랑스 시민 다수가 이번 개혁을 지지하고 있고, 마크롱 정권이 강력한 개혁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과거와 달리 개혁의 성공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마크롱 정권 사상 첫 대규모 시위…“철도개혁 성공하면 공공부문 줄줄이 개혁 우려”

2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22일 교사와 간호사, 열차 안내원, 공항 관리자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와 철도개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달 15일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가 발표한 프랑스 대표 공기업 국영철도공사(SNCF) 개혁안에 반대하는 SNCF 노조를 지지하기 위해 시위에 동참한다. 정부의 철도개혁이 성공할 경우 앞서 함께 예고한 공무원·공공기관 등 공공부문 개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의 철도개혁안에는 누적 부채가 466억유로(약 61조원)에 이르는 SNCF의 개혁을 위해 종신 고용과 각종 연금 혜택 등을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시위에는 전국에서 150건의 시위가 열릴 예정이며, 이 중 2건은 파리에서 진행된다. 이번 시위로 대규모 공공부문 인력이 업무를 중단함에 따라 고속철도편의 60%가 취소되고, 도시철도 75%의 운행이 중단된다. 또 파리에 위치한 공항에서 운항되는 항공편의 30%가 결항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국적인 대규모 시위 행진은 철도개혁에 대한 마크롱 대통령의 야심찬 의지를 평가하는 첫 시험대”라고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이번 시위가 앞으로 노조가 장기간 정부에 저항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선일보

국영철도공사(SNCF)는 4월 3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사진은 프랑스 고속열차 테제베(TGV). /SNCF 제공


◇ 번번이 실패했던 철도개혁…마크롱의 야심·프랑스 국민 지지가 큰 변수

철도개혁은 프랑스 정치에서 가장 큰 도전 과제로, 단 한번도 개혁에 성공한 정권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심상찮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해 노동개혁에 이어 강력하게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SNCF 노조가 4월 3일부터 매주 이틀씩 3개월에 걸쳐 파업을 진행한다고 예고했으나 마크롱 대통령은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고 맞섰다. 그는 오히려 철도개혁안을 국가 중대사안으로 여기고 의회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시행하는 ‘법률명령’으로 처리하겠다고 선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프랑스 리옹대 경제학 교수를 인용해 “마크롱은 이번 개혁을 통해 프랑스 노동시장을 재편하고 과거 정치인들과 달리 그는 개혁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또 “수십년간 비용감축과 직원 수 축소를 위한 노력을 방해한 노조 세력을 무너뜨리려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국민들도 노조보다는 정부의 개혁안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로이터는 “여론조사 결과 다수가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했지만, 더 많은 다수는 개혁안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조사로 인해 프랑스 정부는 시위를 예의주시하면서도 개혁안을 밀고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예상했다.

NYT는 “개혁이 국민들의 큰 저항없이 진행된다면, 이는 프랑스인들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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