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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경찰에 뿔난 홍준표 "검·경수사권 시기상조…당론 재검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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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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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검·경 수사권 조정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날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 “한국당은 그간 검·경을 대등한 수사기관으로 만드는 것을 당론으로 정했지만, (경찰이) 최근 전국적으로 한국당 후보들에 대한 야당 탄압식 내사·수사를 벌이는 것을 보니 경찰에게 그런 권한을 주는 것이 위험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이와같이 경찰에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는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이 한국당의 울산시장 후보로 공천된 김기현 울산시장 측을 정치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울산경찰은 지난 1월부터 김기현 울산시장의 비서실장 등이 아파트 건설사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을 포착해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6일 비서실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는데, 이날은 공교롭게도 김 시장이 한국당의 후보로 공천된 날이었다. 경찰은 김 시장의 동생에 대해서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울산경찰은 또 홍준표 대표 일행 3명을 보안 검색 없이 항공기에 탑승시킨 혐의로 한국공항공사 울산지사장 등 울산공항 관계자 2명을 지난 21일부터 조사하기 시작했다. 홍 대표는 “우리는 검색대를 통과하지 않은 일이 한번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현장에 가보면 검색대를 돌아가는 것이 오히려 어색하다”고 밝혔다. 그는 “(울산 경찰이)자유당 시절 최인규를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황 경찰청장이 한국당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울산시장 후보인 송철호 변호사를 만난 것도 논란이 됐다. 황 청장은 지난해 9월과 12월 송 변호사를 만났으며, 그 직후 김 시장 측근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김 시장은 “공천 발표와 동시에 압수수색을 하고 대대적으로 보도된 것은 정치적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고 있으나, 황 청장은 “송 변호사가 인권변호사로 알려져 있어 우리 경찰이 인권 경찰로 거듭날 방안에 대하여 자문하기 위해 만났다”며 “선거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에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당론을 재검토하겠다는 카드를 꺼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경찰에 영장청구권을 주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홍 대표는 22일 페이스북에 “소수인 검찰의 사냥개 노릇도 참고 견디기 힘든데 수 많은 경찰이 떼거지로 달려든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끔찍하다”며 “당론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최근 울산경찰청장의 행태를 보니 경찰에게 검찰과 동등한 수사권을 주었다가는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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