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의혹' 안희정 "합의에 의한 관계라고 생각"…검찰, 위력·강압 집중 조사 (종합)

안희정 "처벌 달게 받을 것…아내·지지자·피해자 모두에게 사과"

성폭행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songuijoo@

아시아투데이 김범주 기자 = 성폭력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53)가 2차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하며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오정희 부장검사)는 19일 오전 안 전 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이날 안 전 지사는 검찰 출석에 앞서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고소인들께서는 그런 게 아니었다고 하는데, 사과드린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사법처리라도 달게 받겠다”며 “저를 사랑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많은 분과 제 아내·가족들에게 죄송하다”고 밝혔다. 다만 안 전 지사는 이번 사건의 핵심인 위력에 의한 강요 혐의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앞서 지난 9일 자진해서 검찰에 1차 출석한 안 전 지사는 수차례에 걸쳐 “도민과 국민에 죄송하다”며 “앞으로 조사 과정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첫 번째 고소인인 충남도 전 정무비서 김지은씨는 지난 5일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안 전 지사가 지난해 6월부터 8개월에 걸쳐 서울 사무실과 해외 출장지 등에서 총 4차례에 걸쳐 성폭행했다고 폭로한 뒤 다음 날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안 전 지사의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의 전직 직원이었던 A씨도 지난 7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안 전 지사가 2015년 10월부터 2017년 1월 사이 3차례의 성폭행과 4차례에 걸친 성추행을 했다고 폭로했다.

A씨를 대리하는 오선희·신윤경 변호사는 지난 14일 안 전 지사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및 추행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서울서부지검에 냈다.

이에 검찰은 지난 16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 A씨를 소환해 각각 16시간과 10시간에 걸쳐 고소인 조사를 마쳤다.

또 검찰은 지난 9일 김씨를 소환해 23시간30분에 걸쳐 고소인 조사를 마쳤다. 당시 검찰은 김씨로부터 성폭행 사건을 폭로하게 된 경위 및 입장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이번 사건은 일반 성범죄 사건과 다른 ‘업무상 위력’에 의한 사건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이날 안 전 지사를 상대로 직위와 권한, 지위를 이용한 성폭행이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지사와 고소인들 사이의 제반 상황 파악을 위한 검찰의 압수수색도 광범위하게 진행됐다. 지난 7~9일 안 전 지사가 최근 김씨를 성폭행했다고 의심되는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을, 13∼14일 충남도청 도지사 집무실을, 13일 비서실·도지사 관사 등을 각각 압수수색하고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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