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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관악구, 길고양이 화장실 21개소 설치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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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직접 화장실 운영 등 고양이를 사랑하는 주민들 열정 빛나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일명 ‘도둑고양이’라 불리는 불청객 길고양이는 춥고 딱딱한 아스팔트길을 밤새 먹이를 찾아 떠도는 연약한 생명이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주민들의 노력과 관악구의 행정력이 만나 고양이 화장실인 ‘나비를 품은 세상‘이 탄생한다.

관악구(구청장 유종필)가 길고양이 배설물 악취로 인한 주민 불편을 줄이고 길고양이와 공존을 위해 '나비를 품은세상'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길고양이는 배변을 할 때 보슬보슬한 흙이나 모래를 좋아하지만 도시에 이런 공간이 점차 줄어들어 도로나 마당 등 주민생활 공간에 배설해 악취로 인한 주민불편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또 이런 불편은 고양이를 불청객으로 여기고 동물학대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에 구는 길고양이 보호단체(길냥이와 동고동락), 지역자원봉사자, 캣맘 등과 손잡고 본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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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과 올 2월 청룡동(봉천동 913번지)과 서림동(신림동 129-2번지) 2개소에 길고양이 화장실을 시범 설치, 이용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구는 모니터링으로 문제점 등을 보완, 캣맘을 포함한 주민 의견을 통해 불편지역 21개소를 선정, 오는 7월부터 길고양이 화장실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길고양이 화장실 설치사업은 민과 관이 함께 공동으로 노력, 힘을 모아 눈길을 끈다. 구는 화장실 제작과 설치를, 주민들은 화장실 모래교체, 청결관리 등 순수 자원봉사로 화장실을 운영한다.

구 관계자는 “고양이를 사랑하는 주민들의 열정이 있기에 본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길고양이의 과도한 번식을 막기 위한 중성화(TNR) 역시 민과 관이 공동으로 추진한다. 구는 포획틀과 중성화 수술비를 지원하고, 캣맘 등 주민은 자원봉사로 길고양이를 포획, 방사, 모니터링 한다.

관악구 내 길고양이는 약 6000두로 추정된다. 그 중 최근 10년간 중성화(TNR)된 개체는 2290두로 약 38%에 이른다. 또 지난 해 접수된 동물민원 1192건 중 길고양이 소음·악취 민원이 725건으로 약 60%다.

유종필 구청장은 “길고양이는 소중한 생명으로 사람과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길고양이 보호단체, 주민 분들과 협력해 개체 수를 조절, 불편을 최소화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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