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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IF] 국산 수상 로봇 'SCV'… IAEA 핵연료 점검에 참여할 가능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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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핵연료 점검 로봇(SCV)’이 원전 수조에 보관된 사용후핵연료를 검사하기 위해 수면 위를 이동하는 모습. /한국원자력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수상(水上) 로봇이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핵사찰 프로그램에 사용될 전망이다. IAEA가 내년부터 원자로의 수조(水槽)에 로봇을 투입해 사용후핵연료를 검사하기로 했는데 국내에서 제작한 로봇이 이 프로젝트의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13일 "박종원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핵연료 점검 로봇(SCV)'이 최근 IAEA 로보틱스 챌린지 경연대회에서 영국·헝가리 로봇과 함께 수상 로봇 부문 최종 후보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IAEA는 후보에 오른 3국의 로봇들의 실증 시험을 거쳐 올해 말 최종 모델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 로봇이 이르면 내년부터 전 세계 원전에서 IAEA의 사찰에 투입될 계획이다.

IAEA는 매년 한 차례씩 전 세계 원자로 중 일부를 임의로 선정해 사용후핵연료를 지정된 곳에 보관하고 있는지 핵사찰을 진행했다. 기존 핵사찰은 사람이 직접 검사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원전 시설이 크게 늘어난 데다 방사선 피폭 우려가 커지면서 사람을 대신할 로봇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원자력연구원의 SCV 로봇은 이번 경연대회에 참가한 국가 중 유일하게 IAEA가 제시한 실험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 SCV 로봇은 다른 로봇보다 초속 30㎝ 이상 빠르게 수면 위에 떠서 이동할 수 있다. 또 고감도 센서를 이용해 사용후핵연료가 방출하는 방사능 물질을 자동으로 인식할 수 있다. 다른 기종과 비교해 무게(11㎏)가 가벼워 세계 각지로 운송하기에도 적합하다. 외부로 노출된 부분도 구조가 비교적 단순해 제염(방사능 오염 물질을 씻어냄)이 용이한 점도 높게 평가됐다.

최근 세계적으로 원전 시설이 증가하면서 사람을 대신해 원자로 내부를 검사하거나 사고가 났을 때 수습하는 로봇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중국과학원 광전기술연구소는 지난해 6월 방사선이 강한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원전 검사 로봇을 개발했다. 중국과학원에 따르면 이 로봇은 섭씨 65도 이상의 고온과 시간당 1만 시버트(Sv)의 높은 방사선 환경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다. 일반인의 연간 방사선 피폭 한도는 1밀리시버트이다. 이 로봇은 지난해 11월 광둥(廣東)성 다야완(大亞灣) 원전에 투입돼 고해상도의 내부 영상을 보내는 데 성공했다.

일본 도시바는 지난 1월 원전 탐사 로봇을 개발해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에서 격납 용기 내부 촬영에 성공했다. 낚싯대 모양을 한 이 로봇은 비좁은 격납 용기 내부를 다니면서 녹아버린 핵연료와 주변 구조물 손상을 조사했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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