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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미투]“불륜 아닌 성폭력”…안희정 사건 피해자 ‘2차 가해’ 법적 대응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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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비난·공격 안돼”

제3의 피해자 있다 주장도

검찰, 충남도청 등 압수수색

안희정 전 충남지사(53)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전 정무비서 김지은씨에 대한 음해성 공격이 이어지자 여성단체들이 ‘2차 가해’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안희정 사건’ 피해자로 알려진 여성 2명 외에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검찰은 관련 증거 확보를 위해 13일 충남도청과 안 전 지사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사건 대책위원회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지사 사건은 사랑이나 불륜이 아닌,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라며 “위력과 권력이 온갖 모습으로 여성의 자유로운 인간된 권리와 기본권을 옥죄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으로 고소된 안 전 지사는 “부적절한 성관계는 맞지만 성폭력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가해자를 비호하는 사람들은 피해자에게 ‘저항을 했는지, 왜 적극적으로 저항을 안 했는지’ 등을 묻는다”며 “가해자에게 ‘그가 어떤 권한을 행사해왔는지, 어떤 위력을 구축해왔는지’ 등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의 저항을 좁게 해석하는 강간죄에 대한 편협한 인식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위력을 읽어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공작프레임과 정치프레임으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 하는 등 마치 피해자에게 어떤 의도가 있는 것처럼 의심하기 시작했다”며 “피해자가 겪고 증언한 일은 부정되고, 왜곡·날조된 것이 되어갔다”고 말했다. 전날 김씨가 공개한 자필 편지에서도 “더 이상 악의적인 거짓 이야기가 유포되지 않게 도와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김씨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정지원 변호사는 “온·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피해자에 대한 비난과 공격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배 상임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추가 피해자가 더 있는 것이 맞다. 그분이 고민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이날 경기 광주시 소재 안 전 지사의 자택과 충남도청 도지사실, 비서실, 공관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충남도청에서 안 전 지사 등의 출퇴근 기록, 관용차량 운행일지, 외부행사 관련 자료, 폐쇄회로(CC)TV 기록 등을 수거했다.

<이재덕·김찬호·권순재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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