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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야생 따오기, 멸종 39년 만에 다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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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 시작 약 10년 만에…야생 적응훈련 마치고 4~5월 습지 방사 예정

경향신문

야생 따오기를 4~5월쯤 국내에서 다시 볼 수 있게 된다. 국내 멸종을 확인한 지 39년 만이며, 복원을 시작한 지 거의 10년 만이다.

지난 12일 오전 경남 창녕군 유어면 우포따오기복원센터 내 야생방사장(지름 50m, 높이 20m, 면적 3000㎡). ‘따옥, 따옥’. 사육사와 직원들이 앰프를 통해 따오기 울음소리를 들려주며 먹이(미꾸라지) 먹는 시간을 알린다. 따오기 10마리가 사육사를 경계하더니 사육사가 떠나자 습지에 놓아둔 먹이를 사냥하기 시작했다. 일부 따오기들은 방사장을 수차례 빙빙 날아다니며 비행훈련도 했다. 같은 시각 야생방사장 인근 관람게이지에 있는 따오기 15마리는 사냥을 하거나 무리를 지어 사회성 훈련도 했다. 사육사 등은 야생에 적응하도록 하루 한 끼만 따오기에게 먹이를 준다. 따오기들은 지난 1월 말부터 위치추적기를 달고 야생 적응훈련을 하고 있다. 따오기들은 비행훈련, 사냥훈련, 집단방어와 개체 생존율을 높이는 사회성 훈련을 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사람과 농기계 등이 위험한 요소가 아니라는 인지훈련도 병행하고 있다. 따오기들은 번식 경험이 있는 개체들을 포함해 생후 1~3년생 25마리다. 최소 20마리 이상을 방사할 계획이다.

자연으로 돌아가면 따오기들은 우포늪 인근 7곳과 창녕군 14개 읍·면에 조성한 총 21곳의 논 습지(22㏊)에서 서식하게 된다. 따오기복원센터 김성진 이학박사는 “따오기들이 야생에 적응하고 종족 번식을 이어가야 완전한 복원”이라며 “방사 후에도 계속 추적 관찰을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와 창녕군은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먹잇감이 많은 4∼5월 방사할 계획이다. 이후 매년 1차례 따오기들을 추가로 방사한다.

주민들과 탐방객들도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우포늪 세진마을 이윤기씨(56)는 “어릴 때 봤던 따오기를 다시 볼 수 있게 돼서 기쁘다”며 “농약·비료 등으로 오염된 논과 습지에 먹이가 사라져 따오기가 멸종된 것 같은데 농약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탐방객 성모씨(65)는 “농약 사용, 조류인플루엔자 등 위험 요인들이 있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잘 보호하면 따오기들도 자연스럽게 인간과 공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야생 따오기는 1979년 1월 판문점 비무장지대에서 마지막으로 1마리가 관찰된 후 사라진 천연기념물 제198호이자 멸종위기종 2급인 환경 깃대종이다.

창녕군 등은 2008년 10월 당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따오기 1쌍, 2013년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수컷 2마리를 기증받아 복원을 시작해 309마리로 번식시켰다.

<글·사진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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