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DB |
정부가 경영 위기를 겪는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 방안 중 ‘해외 매각’도 차선책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를 국내 기업이 인수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금호타이어 재무 상태가 심각한 상황이라 일자리 유지 차원에서는 해외 매각밖에 방도가 없다는 데 정부도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은 13일 민주평화당이 국회에서 개최한 ‘한국GM 군산 공장 및 금호타이어 문제 대책 마련 간담회’에 참석해 “인수기업이 있으면 국내 기업 매각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금호타이어의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라 (매각이)마땅한 기업이 없는 상황이다”며 “일자리 유지를 위한 차선책으로 현재 상황에서는 해외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실장은 “산업 영향과 지역경제, 일자리를 고려하면 청산되는 것보다는 최대한 존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해외 매각 신청이 들어올 경우 면밀히 검토한 후 승인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실장의 발언은 해외매각을 통해서라도 기업 존속이 결정되면 정부로서도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최대한 보장해준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금호타이어는 전투기용 타이어를 생산하는 방산 업체로 지정돼 있어 매매 시 산업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고, 방위사업청장의 의견을 들어 검토해야 한다.
금호타이어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이달 말까지 자구안 제출과 해외매각수용을 요청받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달 중 금호타이어 노사가 임금축소, 무쟁의·무분규 등의 자구안이행 협약서(MOU)를 체결하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에 넣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노사가 MOU를 체결할 경우 중국계 타이어 기업 더블스타가 약 8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금호타이어의 최대주주로서 경영을 맡게 된다.
정부와 청와대는 더블스타 인수 외에는 금호타이어 정상화 방도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의 존속가치는 4600억원으로 청산가치 1조원의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 지금이라도 청산하는 게 경제적으로 이익이고, 일자리 유지 차원에서도 효과가 크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이대현 산업은행수석부행장은 채권단이 더블스타 매각을 재추진키로 한 데 대해 “더블스타는 경영계획을 전달하면서 ‘국내는 철저히 독립 경영하겠다’, ‘(산은이) 최대주주 역할을 하고 사외이사를 임명하는 방향으로 해서 현지 경영은 현지 경영인에게 맡기겠다’고 협의했다”고 말했다. 산은이 사외이사를 임명토록 하는 제안을 했다는 취지인 셈이다.
한편,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부가 한국GM 군산공장 신차배정 문제에 대해 “실사 이후 지원 여부를 결정하고 그에 따라 신차를 배정할지 결정되기 때문에 현재는 불확실하다. 다만 GM이 군산 공장을 제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정부는 또 군산 공장을 혁신형 자동차 위주로 재건하자는 평화당의 제안에 “군산 공장 폐쇄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적은 없다”며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문제는 비즈니스 차원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답할 문제는 아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전성필 기자(feel@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