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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Talk쏘는 정치] '5·18 발포 거부' 안병하 치안감…숨은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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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오늘(12일)은 다정회 가족 여러분들도 잘 알고계신 전두환 씨의 회고록 논란에 대한 뉴스를 준비했습니다.

일부 사실을 왜곡하고 5.18 유족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5.18 관련 단체들이 검찰에 고발했었죠. 전두환 씨측은 문제가 된 내용 일부를 삭제하고 다시 출간했지만, 검찰수사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전두환씨를 두 번이나 소환통보했지만 전 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소환을 거부했다고 하는데요. 정치권도 이에 대해서 비난의 목소리가 큽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표 : 그 어떤 참회나 반성도 없이 여전히 자신을 미화하고 광주의 피눈물을 외면하는 행태에 말문이 막힐 정도입니다.]

그러자 전두환 씨는 진술서를 제출했습니다. "5.18은 폭동이고 북한이 개입했으며, 헬기 사격은 없었다"는 회고록 내용이 사실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헬기사격 내용은 전 씨의 주장은 잘못됐습니다. 지난달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가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공식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불출석의 사유를 살펴보고 다시 소환할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 국립현충원에서는 고 안병하 경무관에 대한 치안감 추서식이 있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SNS에 "뒤늦게나마 추서가 이뤄져서 기쁘다, 안병하 치안감의 삶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고 안병하 치안감은요, 5.18 민주화운동 당시에 전남도경찰국장으로 재직했었는데 시민들의 희생을 우려해서 경찰관의 무기사용과 과잉진압을 금지했습니다. "시민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 없다"던 그는 신군부에 잡혀가 고문을 당하고 후유증으로 1988년에 숨졌는데요. 그런데 전 씨는 회고록에 그를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전두환 회고록1 p.494 (음성대역) : 광주사태 초기에 경찰력이 무력화되고 그로 인해 계엄군이 시위진압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 것은 전남경찰국장의 중대한 과실 때문이었다…(중략)…점심을 먹는다며 경찰국청사를 떠난 안병하 전남경찰국장이 연락두절 상태가 된 것이다.]

전남경찰청에는 안병하 치안감의 당시 행적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안 치안감의 지시사항과 움직임이 시간대별로 기록돼 있는데요. 상식적으로 점심먹으러 나간 사람이 이렇게 일일이 시간대별로 지시사항을 적을 수 있었을까요? 안 치안감의 유족들은 안 치안감은 경찰로서 자기 임무에 충실했을 뿐인데 고문까지 당했다고 회고했습니다.

[전임순/고 안병하 치안감 부인 (지난해 11월 22일) : 전형적인 경찰 공무원이라고 생각해요. 오로지 자기 임무에만 충실한 분이었거든요. 그렇게 건장했던 사람이 그때서부터 병원 다니고…]

[안호재/고 안병하 치안감 아들 (지난해 4월) : 일어나질 못하시고, 쓰러지시면 응급실 가고 입원했다가 또 집에 와계시다가 또 계속 그게 8년간 반복된 거죠.]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 택시운전사 > 에서 대학생 재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들도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라고요. 안병하 치안감의 부인도 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전임순/고 안병하 치안감 부인 (지난해 4월) : 그때 밤에 그러고 나서 그날 한 700명이 다 그렇게 잡혀 갔다고 그러더라고 그런데 가족들이 관사에 전화가 얼마나 오는지 몰라. 모두 죽었다는데 사실이냐고…너무 기가 막히더라고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 근데 왜 그때 그렇게 했는지 난 그건 모르겠어요.]

여전히 5.18은 폭동이고 북한이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전두환 씨. 검찰이 재소환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만큼 이번엔 응할지를 지켜봐야겠습니다.

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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