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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日벤처, 게이단렌 지원에 인공위성까지 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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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억 벤처 1000개 만들자 - 2부 ◆

# 지난달 3일 일본 가고시마현 우치노우라 우주센터. 일본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개발한 길이 10m 소형로켓 SS-520 5호가 불을 뿜으며 창공으로 솟구쳤다. 로켓에는 불과 3㎏의 초소형 위성이 실려 있었다. 일본 게이단렌이 지원하는 도쿄대학교 벤처가 제작한 것이다. 도쿄대 벤처는 초소형 위성을 활용해 자연재해와 농작물 생육 현황 등을 분석할 예정이다. 앞으로 2022년까지 이 같은 초소형 위성을 50개 쏘아올리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

위성 개발은 기술력은 물론 제작과 테스트 발사 등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그런 일을 도쿄대 벤처가 하겠다고 나선 것은 2016년 게이단렌과 체결한 '도쿄대·게이단렌 벤처협력회의' 덕분이다. 협력체는 게이단렌 소속 대기업 회원사와 도쿄대 벤처를 매칭해 '스케일업' 기업으로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게이단렌은 도쿄대 벤처 지원을 위한 투자펀드도 만들었다. 내년까지 도쿄대 벤처 인큐베이션 시설을 3배 확대해 일본 내 최대 시설로 구축할 계획이다. # 지난달 1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린 '2018 아워크라우드 글로벌 인베스터 서밋'. 단 하루만 열리는 세계 최대 벤처행사다. 전 세계 90개국에서 1만여 명이 몰렸다. 이스라엘 벤처 1000여 개사가 무대에 올랐다. 이스라엘 벤처들은 글로벌 기업과 벤처캐피털(VC) 앞에서 스케일업 성장 기회를 잡기 위해 열띤 발표를 하루 종일 이어갔다. 지난해 인텔이 153억달러(약 17조원)에 인수한 카메라 센서 기술기업 '모빌아이' 등 주요 이스라엘 벤처는 대부분 이 서밋에서 데뷔했다. 한마디로 '글로벌 벤처 장터'인 셈이다.

전 세계는 벤처 창업을 넘어 스케일업 육성을 위한 전쟁을 펼치고 있다. 대기업들의 막강한 자본력과 지원으로 벤처 생태계를 크게 키우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대기업의 벤처 인수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여전해 벤처 인수·합병(M&A) 시장이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면서 대기업의 벤처 지원은 더욱 움츠러들었다. 국내 대기업과 벤처기업 간 M&A 사례는 한두 건에 불과하다. 벤처 인수 대기업은 삼성전자와 네이버 정도뿐이다. 벤처캐피털 자금도 M&A를 통한 회수 금액은 작년 324억원에 불과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대기업이 기술벤처를 인수하는 것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 중 하나"라며 "기술 탈취 같은 시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의 역할론을 강조한 셈이다.

[기획취재팀 : 나고야 = 서찬동 팀장(차장) / 서울 = 신수현 기자 / 예루살렘 = 이영욱 기자 / 싱가포르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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