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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삼화페인트 컬러디자인센터, 950개 컬러가 수놓는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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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삼화페인트 컬러디자인센터 연구원들이 색상에 대한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삼화페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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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고양점 외벽에 사용할 컬러를 만들어 줄 수 있습니까?"

삼화페인트는 2년 전 스웨덴 가구회사 이케아로부터 요청을 받았다. 고양시에 이케아 2호점을 내는데 건물 외벽에 사용할 컬러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푸른 바탕에 노란 로고를 사용하는 이케아는 스웨덴의 색채 전문 기관 'NCS컬러AB'가 공인한 컬러를 사용한다는 원칙이 있다. 김향란 삼화페인트 컬러디자인센터장은 "이케아는 1~2년 새 탈색되지 않을 것과 최소 10년 이상 품질 유지, 전 세계 다른 이케아 매장과 육안 비교 시 색 차이가 없을 것 등 까다로운 단서를 달았다"며 "결국 조건을 모두 만족한 삼화페인트 제품이 최종 낙점됐다"고 설명했다.

삼화페인트의 컬러 기술력은 컬러디자인센터에서 나온다. 2012년 설립돼 고객사 요청을 반영한 새로운 컬러를 연구개발(R&D)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이곳에서는 5명의 연구진이 신규 트렌드 컬러와 자동차·정보기술(IT)·모바일 제품, 프로젝트 색상 등을 R&D한다. 이외 컬러북 기획 선정과 컬러매거진 발행 등도 담당한다.

김 센터장은 "컬러도 R&D"라며 "컬러를 색상·채도·명도 기준으로 나눠 코드화한 색상 시스템을 페인트업계 최초로 구축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화페인트 기업을 상징하는 시그니처 레드는 'SH S1085-Y90R'라는 코드로 표기된다. 앞의 표기는 색의 뉘앙스(명도와 채도를 나타내는 수치)고, 뒤의 표기는 색상에 대한 내용을 담는다. 10%의 검정과 85%의 순색을 담고, 빨강이 90% 들어가 있는 원색에 가까운 진한 붉은색을 말한다.

지금 평창동계패럴림픽 현장을 누비는 현대자동차의 친환경 수소차 넥쏘(NEXO)에 사용된 인테리어에도 삼화페인트 제품이 적용됐다. 부드러운 느낌의 메탈을 구현할 수 있는 메탈릭 도료를 사용해 단단한 감성에 부드러운 펄을 섞어 '따뜻한' 금속의 느낌을 살렸다.

삼화페인트 컬러디자인센터 직원들은 하루 종일 색깔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사색(思色)'에 잠겨 있다. 김 센터장은 "자연을 많이 접하고 이를 모사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자연만큼 좋은 팔레트는 없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기업들이 예전에는 건물을 다 짓거나 제품을 만든 다음 어떤 색상을 입힐지 고민했지만 지금은 건물 설계와 제품 기획 단계부터 어떤 컬러를 사용할지 고민한다"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만달러를 넘어가면 컬러 자체가 하나의 사회 문화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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