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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K뷰티` 애경산업, 상반기 2배 채용…마케팅·디자인 전공자 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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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8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애경산업 본사에서 해외사업본부 해외영업팀 소속 신입사원 김지원 씨(오른쪽)가 수출용 화장품 샘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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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대변혁'을 앞둔 시기인 만큼, 이번에 입사하는 분들은 성장과 이에 따른 열매를 가장 큰 폭으로 누릴 수 있을 겁니다. 역량 있고 개성 있는 분들의 많은 지원을 기대합니다." (이수호 애경산업 경영지원부문 인사팀장)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의 주력 계열사인 애경산업이 이달 중 상반기 채용문을 열고 '새 시대'를 함께할 인재를 모집한다.

국내 2위 생활용품 업체인 애경산업은 이달 기업공개(IPO)로 유가증권시장에 진입해 22일 올해 첫 코스피 상장기업으로서 상장식을 연다. 게다가 오는 8월에는 그룹 타 계열사와 함께 홍대입구역 인근으로 사옥을 이전할 예정이다.

이수호 애경산업 인사팀장은 "회사가 변화를 통한 성장을 본격 준비하는 만큼 이에 맞춰 올 상반기 채용 규모도 전년 대비 대폭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애경산업은 이달 중순 영업·마케팅·경영지원·디자인 등 직무가 포함된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낸다. 외부에 밝힐 수 있는 채용 규모는 '○○명'이지만 실제 인원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배로 뛰었다는 게 이 팀장 설명이다. "회사 역량 강화와 직결된 마케팅·디자인 부문 채용 인원이 특히 많이 잡혔습니다."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인성검사→1차면접→2차면접→인턴 과정 순이다. 1차면접에서는 시니어급 실무진이 면접관으로 참석해 지원자의 직무 역량을 중점적으로 본다. 2차면접은 부서장·임원급이 주관하는 인성면접이며, 통과 시 인턴 자격으로 애경산업 내 현업 부서에 배치된다. 2개월간 인턴 과정이 끝나면 최종 평가인 과제 발표를 시행한다. 현업에서 직무 관련 개선 포인트 등 과제를 받아 임원급·부서장·팀원들이 보는 앞에서 결과물을 발표하는 식이다. 정직원 전환율은 절반 정도다.

이 팀장은 '변화'를 앞둔 만큼 채용 과정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있다고 강조하며 "가령 올해부터는 서류·면접에 블라인드 채용이 도입된다. 최소한의 요건을 만족했다면 그 후 서류·면접 과정에서 학교나 학점 등을 일절 보지 않을 것이다. 외형적 스펙에 구애받지 않고 실제 그 사람이 지닌 역량만으로 합격을 판가름하자는 취지"라며 "일정 수준이 담보된다면 학점이 3.8인지 3.9인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같은 취지에서 인재 선발 결과의 '다양성'을 추구한다. 단 이 다양성은 "개인의 다양성이 아닌, 그 사람이 들어왔을 때 우리 조직이 갖추게 될 다양성"에 해당한다고 이 팀장은 설명했다. "어떤 사람을 받아들였을 때 우리 회사가 당면한 과제를 기존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을지를 따져봅니다. 예상되는 결과가 단순히 +1일 뿐이라면 좋은 평가를 받긴 어렵겠죠."

지난해 10월 애경산업에 입사해 현재 해외사업본부 해외영업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지원 씨(25)는 이 같은 '다양성' 측면에서 자신의 역량을 적극 어필해 입사에 골인했다. 사실 입사 당시 김씨의 '정량 스펙'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서울 내 '비(非)SKY' 사립대 국제학부 졸업자로 학점은 낮은 편이며 취업준비생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토익 점수도 없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중국 유학생활에서 얻은 '실전·실용 중국어' 능력, 대학 입학 후 쌓은 중국 관련 업무 경험이 강력한 무기가 됐다. "중국에도 한국처럼 책을 통해서는 배우기 힘든 인터넷 신조어, 신세대 유행어가 정말 많아요. 중국어 자격증을 공부하고 학원 조교 업무, 대(對)중국 광고대행사 업무를 하며 한국에서는 이 점에 대한 캐치가 아직 미비함을 느꼈어요."

본격적인 서류·면접에서는 이 점에 더해 애경산업 업(業)인 뷰티 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어필했다. "제가 화장품을 워낙 좋아해서 친구들과 손잡고 중국 동영상 플랫폼에 메이크업 제품 홍보물을 직접 찍어 올렸어요. 단순히 '메이크업 좋아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더 업종 친화적인 경험이어서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죠."

그는 입사 과정에서 기업이 요구하는 요소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며 힘든 취업 준비를 '미래에 투자'로 여기며 이겨나갈 것을 주문했다.

김씨는 "중국인들은 카톡 같은 메신저를 써도 글을 쓰지 않고 아예 중국어를 음성으로 녹음해서 보내더라"며 "면접에서 실전 중국어 능력을 워낙 철저히 확인해 '이럴 필요까지 있을까' 싶었는데, 현업에 들어오고 나니 이유를 알겠더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당장 취업전선에 뛰어든 취준생이 이 같은 '다양성'을 만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팀장은 인터넷 등지에 돌아다니던 '모범 답안'과 일부러 거리를 두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역발상'을 조언했다. 그는 "모범 답안이란 건 그간 똑같이 답변해서 입사한 사람이 많단 얘기고, 이미 회사에 같은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것"이라며 "그만큼 자기 합격 가능성은 낮아진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히 인정하고 다른 부분에 강점이 있음을 어필한다면 오히려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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