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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종합]韓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성폭력·희롱 근절의 든든한 존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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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순례 감독, 배우 문소리/민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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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이미지 기자]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이 한국 영화계의 성평등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까.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유성엽, 영화진흥위원회, 사단법인 여성영화인모임이 공동주최하는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이하 센터 든든)의 개소 기념행사가 12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2017년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발표와 영화산업 내 성폭력 근절 및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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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집행위원장/민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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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장은 "미투 운동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며 "센터 든든을 통해 체계적으로 성폭력을 예방하고 나아가서 성 평등이 이루어지도록 영진위에서 끝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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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명 대표, 임순례 감독/민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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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순례 감독은 "그동안 한국 영화계 내 저희들도 깜짝 놀랄 만큼 지속적이고 끔찍한 성폭력 환경에 노출돼 소리 없이 떠나갔던 동료 전 영화인들, 피해자분들이 상처 치유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현장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 다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 동료들이 그런 환경에 더 노출되지 않도록 더 꼼꼼하게 살필 것이고 , 예비 영화인들이 영화 일을 포기하지 않길 유념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임순례 감독은 "미투 운동이 거대한 무언가를 덮기 위함이다, 공작설 등 잡스러운 여론들이 세력을 얻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 미세먼지 많다고 집 안에서 살 수 없지 않나. 미세먼지 발생한 원인을 분석하고 제거해야 건강할 수 있게 살 수 있듯 여성들과 관련된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다른 논리로 덮어내려고 눈길 돌리려는 거 우려스럽게 생각한다"며 "바르고, 합리적으로 성이 평등한 사회는 우리 한국 사람들이 모두 꿈꾸는 민주 사회로 가는 유일한 방법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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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명 대표/민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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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명 대표 역시 "여성영화인모임은 2016년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이 일어나면서 관련 문제가 심각하구나 생각해 논의를 해왔다. 오석근 위원장님이 말씀하셨듯 2017년 1월부터 영진위와 성폭력 대응 기구를 만들자 합의해왔다. 지난해 여름부터 실태 조사해왔고, 오랫동안 적절하게 준비하고 차분하게 하다 오니 개소식 알림과 함께 발표하게 됐다. 성희롱, 성폭력 예방뿐만 아니라 교육, 홍보활동, 피해자 보호 및 지원 등 나아가 한국 영화계 성평등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궁극적 목표를 갖고 있다"고 알렸다.

특히 문소리는 "미투 운동을 지켜보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첫 번째로는 개인적으로 힘들었다. 몸과 마음이 아팠다. 내 주변에 많은 선후배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고, 걱정하게 됐다. 내 영화인생을 되돌아보며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내 주변을 둘러보니 많은 영화인들이 같이 아픈 마음, 초조한 마음, 걱정한 마음으로 지금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더라. 우리 모두가 힘든 시간이구나 절감했다"고 심경을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몇몇 사람들의 문제, 피해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영화인 전체의 문제임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되돌아보는 시간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국민들의 배신감, 분노로 이어지면서 문화예술계 전체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들, 시각들로 굳어지면 어떡하나 걱정스럽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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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동시에 문소리는 "그런 와중에 센터 든든이 개소한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로 반가운 마음이었다. 2016년부터 준비하셔서 작년 한 해 실태 조사하시고, 등불이 필요한 시기에 개소한다는 소식이 반가웠다. 그런 것들을 미리 미리 연구해주신 선배 여성영화인들이 든든한 마음이었다. 자랑스럽기까지 하다"고 기쁜 마음을 내비쳤다.

아울러 "센터 든든이 개소함으로써 한국 영화계에 성평등 문화를 빨리 정착시키고, 성폭력 피해가 근절되는데 나도 여성영화인으로서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 예방 교육, 캠페인, 사업 등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다. 피해자들 연구 조사하는데도 그렇고, 상담 받고, 법률 지원하는데도 자금 필요할 텐데 기금 마련하는데도 배우로서 동참할 수 있는 방법 없을지 동료 영화인들과 함께 고민해나갔으면 한다"며 "그런 길을 센터 든든과 함께 가는 것이 영화 일을 해왔고, 앞으로 할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행동이 아닌가 싶다. 내 개인만의 생각이 아니라 영화일을 하고 있는 많은 선후배들과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센터 든든처럼 든든한 존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동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정이 올바를 수 있도록 힘을 쓰고 다같이 노력할 때라 생각 들고 동참하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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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이나영 교수/민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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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성폭력,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발표는 지난해 7∼9월 배우와 작가, 스태프 등 영화계 종사자 749명(여성 467명, 남성 26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해당 발표에 따르면 성폭력·성희롱 피해 경험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46.1%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여성은 61.5%, 남성은 17.2%였다.

여성 응답자의 성폭력, 성희롱 피해를 유형별로 보면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와 평가, 음담패설이 40.0%로 가장 많았고, 술을 따르도록 하거나 원치 않는 술자리를 강요받았다는 답변이 33.4%로 그 뒤를 이었다.

특정 신체 부위를 쳐다보는 방식의 성희롱을 당했다는 답변은 28.9%, 사적 만남이나 데이트를 강요받았다는 여성 응답자는 27.6%였다. 원하지 않는 신체접촉을 당하거나 강요받은 경우도 22.3%나 됐다. 11.3%는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요구받았다고 답했고,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베드신·노출신을 강요받는 등 촬영 중 일어난 성폭력도 4.1%로 집계됐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센터 든든의 심재명 센터장의 진행으로 영화배우 문소리, 영화감독 남순아, 문화체육관광부 임성환 영상콘텐츠산업과장,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김선아 집행위원장, 법무법인(유)원 원민경 변호사가 패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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