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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최흥식 사임] 충격에 빠진 금융권…"채용비리 '후폭풍' 확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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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정현진 기자] 채용비리 의혹에 휩싸인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은행권도 충격에 빠졌다.

전날까지만 해도 친구 아들의 이름을 단순히 전달만 했다며 하나은행에 관련 증거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던 최 원장이 돌연 사임하자 은행권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충격적"이라면서 "최 원장이 사임할 것이라는 소문은 있었지만, 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사임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해서 할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더 큰 채용비리 '후폭풍'에 시중은행권들은 더욱 긴장하는 모양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채용비리를 검찰에서 수사하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 몰라서 혼란스럽다"면서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지 않았던 은행들까지 다시 재조사해서 이슈가 커질까 걱정도 된다"고 언급했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둘러싼 금융감독원과 하나금융간의 기싸움에서 하나금융이 승기를 쥐었다는 평가도 내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나금융과 금감원이 자존심 대결에서 하나금융이 '판정승'을 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채용비리 관련 수사가 이제와서 칼을 슬쩍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면서 "당장은 하나금융이 이긴 것 같지만 장기적으론 은행이나 금융권 모두 다같이 죽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시중은행권에서 채용비리가 완전히 근절됐으면 한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자리가 자리인만큼 도의적인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금융권 채용 청탁이 완전히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감독기관의 수장이 불미스러운 사건들 속에 취임 반년만에 사임하게돼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사회에서 고위직에 있는 분들의 청렴과 솔선수범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향후 민간 출신이 금융감독원장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앞으로 어떤 원장이 오게 될 지 모르겠다"면서 "새 원장은 결국 민간 출신은 못 오게 될 것 같다. 금감원 임원들도 그대로 있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2금융권에서도 전대미문의 사태에 대해 탄식이 쏟아졌다. 당분간 금감원이 금융권 채용비리 조사를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더불어 이번 사태가 금융권 채용비리 근절을 위한 성찰의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금융권 한 관계자는 "결국은 채용비리 때문에 금감원장까지 사의표명하는 사태가 벌어져서 금융권 전반적으로 채용 과정에서 추천이나 리스트 만드는 것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이 생길 것 같다"면서 "건전성이나 투명성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서 좀 더 한층 지금보다 높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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