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5 (화)

[최흥식 사임]금융권 채용비리 의혹 조사 부터 사퇴까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융권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칼날을 휘둘었던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현장 조사 착수 이후 두달여만 전격 사퇴했다.

금감원은 지난 1월 4일 부터 KB국민, 신한, 하나, 농협, 수협, 부산, 대구, 광주, 전북, 제주은행 등 10개 은행을 대상으로 현장 검사에 착수했었다. 지난해 연말 11개 은행을 상대로 1차 현장검사를 나흘간 실시, 채용 관련 자료를 수집ㆍ분석한 후 채용비리 정황이 의심되는 은행을 상대로 검사를 재개한 것이다.

당시 금감원은 2차 감사에 들어가면서 1차 검사에서 전ㆍ현직 경영진의 자녀가 채용된 정황을 상당수 발견, 2차 검사 후 혐의를 확정한 후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앞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 특혜채용 의혹이 제기되면서 금감원은 은행권에 채용 시스템과 관련해 자체 점검 결과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은행들은 점검 결과 채용비리 관련 정황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고 보고했고 이후 금감원은 직접 검사에 나섰다.

이후 1월 중순 금감원은 우리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에서도 채용 VIP 리스트가 발견됐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당시 별도 명단을 관리한 것으로 밝혀진 국민·하나은행은 명단 작성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특혜를 주기 위한 리스트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금감원은 이 명단이 '채용 특혜 리스트'라고 못 박았다.

실제로 국민은행 측은 이 리스트가 "단순 메모 수준이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부행장은 심삼정 의원실(정의당 소속)을 방문하고 "명단의 성격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검찰에서 말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하나은행도 별도 명단 작성 사실을 인정했다. 전국영업점, 고객, 거래처 등으로부터 우수 인재 추천을 받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심상정 의원실(정의당 소속)에 따르면 2016년 1만여명이 지원한 공개 채용에서 55명을 추천받았고 이들에게 필기시험 기회를 부여했다. 다만, 하나은행 측은 명단이 '특혜'를 주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추천자의 합격 여부 문의에 응대하기 위해 실무담당자가 정리한 내용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후 지난달 6일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여의도에 있는 국민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했다. 수사관 25명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무실을 포함해 채용담당 부서 등 6곳을 수색했다. 검찰은 채용 과정에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살피기 위해 신입사원 채용 등 인사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하나은행에 대해 2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했고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지난 9일이다. 최 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절 하나은행 채용에 지원한 친구 아들 이름을 은행 측에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해당 지원자는 입사 전형에 최종 합격해 서울의 한 영업점에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장은 2012∼2014년 3년간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지냈다. 최 원장은 "외부로부터 채용과 관련한 연락이 와서 단순히 전달했을 뿐"이라며 "나머지는 인사부서에서 알아서 하고 나는 결과만 보고받았다"고 해명했다.

금감원도 즉각 반박했다. 의혹이 불거진 직후 해명자료를 통해 최 원장이 하나은행에 지원자 이름을 전달한 것은 단순히 '내부 추천'이었다고 설명했다. 점수 조작이나 기준 변경 등 구체적 불법행위가 없었기 때문에 채용비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론은 최 원장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언론과 정치권에서 최 원장이 금융수장인 만큼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리고 12일 최 원장은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