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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트럼프 각료들 “북·미회담 추가조건 없다” 혼선 수습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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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백악관 대변인 ‘구체 조처’ 논란에

“핵실험 중단·비핵화 논의로 충족”

므누신 재무·폼페오 국장 등 일축

전정부 인사 “리얼리티 쇼” 비판에

“트럼프, 문제 풀려고 가는 것” 반박

비핵화 목표 ‘최대 압박’ 지속 재확인

“회담장소, 평양도 백악관도 배제안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위 인사들이 일제히 11일(현지시각)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추가적 전제 조건은 없다고 밝혔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9일 북한의 추가 조처가 필요한 것처럼 언급해 빚어진 혼선을 조기에 수습해, 대북 메시지를 관리하고 미국 내 불필요한 논란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엔비시>(NBC) 방송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조건을 두고) 혼선이 있어선 안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핵·미사일 실험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조건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만남이 이뤄질 때까지 이것이 조건이 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앞서 샌더스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북한의 구체적 조처와 구체적 행동을 보지 않고는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이날 <폭스 뉴스>에 출연해 “그(김 위원장)가 말했듯이, 이제 그는 핵실험을 할 수 없으며, 지난 몇년 동안 해왔던 미사일 실험도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반도에서 군사적으로 필요한 훈련을 하는 것도 앞으로 용인해야 하고, 비핵화 논의도 테이블에 올려놓겠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폼페이오 국장은 “이런 것들은 (미국 행정부의) 실질적 업적”이라며 “북한 정권이 대화에 대한 대가로 결코 제공한 적이 없었던 조건들”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내용 자체로도 ‘최대의 압박’에 따른 성과이며, 이외에 미국이 추가할 정상회담의 전제 조건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국장은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지만,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호흡을 맞추며 이번 정상회담 성사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인사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즉흥적이거나 충동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위험한 도박’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폼페이오 국장은 <폭스 뉴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극을 위해 이 일을 하고 있지 않고, 그는 문제를 풀기 위해 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비에스>(CBS)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의 협상이 도전이라는 데 ‘눈을 크게 뜨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의 위험성을 모른다’는 비판을 반박했다.

므누신 재무장관도 “대통령은 (회담 테이블에) 앉아 합의를 이뤄낼 수 있는지를 보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에 놀아날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 김 위원장과의 첫 회담이 ‘예비 회담’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논리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또한 한반도 비핵화가 협상의 최종 목표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최대의 압박’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국장은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어떤 양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므누신 장관도 “제재는 계속되며 방위 태세도 똑같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백악관은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시기 등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음을 내비쳤다. 라즈 샤 부대변인은 11일 회담 장소가 백악관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에이비시>(ABC) 방송에 출연해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는 발표할 게 없다. 시간과 장소는 앞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샤 부대변인은 평양이 회담 장소로 될 가능성에 대해 “매우 그럴듯하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배제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국장은 “회담 장소와 정확한 날짜는 앞으로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그들(두 지도자)이 어디서 만나냐는 것보다 회담 내용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바마 행정부의 실권자였던 벤 로즈 전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에이비시> 방송에서 “(북-미 협상은) 부동산 거래나 리얼리티 쇼가 아니다”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국무부를 다루는 방식과 북한 문제에 대해 변덕스러웠던 것 등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정의길 선임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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