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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반도체 머니게임③]2년간 214兆 '쩐의전쟁'…왜 반도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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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300억달러 이상 M&A 3건 합치면 2010억달러

자율주행·인공지능에 반도체 필수…몸값 '천정부지'

뉴스1

삼성전자의 '16Gb GDDR6(Graphics Double Data Rate 6) D램'(삼성전자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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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320억달러(34조원, 소프트뱅크 ARM 인수), 390억달러(41조5000억원, 퀄컴 NXP 인수 진행), 1300억달러(138조3200억원, 브로드컴 퀄컴 인수 진행).

최근 2년간 공식 발표된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M&A(인수·합병) 규모다. 이 외에도 여러 건의 M&A 발표가 있었지만 300억달러 이상만 합치더라도 규모가 2010억달러(약 214조원)에 달한다.

반도체 업계는 모든 산업계를 통틀어 M&A와 이에 따른 지각변동이 가장 활발한 곳으로 꼽힌다. 말 그대로 전 세계가 반도체에 주목하고 있다. 겉보기에는 손톱만한 크기의 작은 칩에 불과하지만 경쟁력만 확보한 업체라면 누구든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

반도체는 크게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와 연산이나 제어만을 담당하는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로 구분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표준에 맞춘 대량 생산에 필요한 양산기술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2000년대 D램 '치킨 게임'에서 승리해 살아남은 기업들 모두 원천 기술과 대규모 양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으로 촉발된 스마트폰 시장은 10여년간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급성장을 이끌었다. 많은 기업들이 스마트폰 생산에 뛰어들며 시장이 급성장, 이에 따라 필수 저장장치로 사용되는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메모리 초호황에 힘입어 D램, 낸드플래시 세계 1위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로만 매출 65조원 이상을 벌어들이며 인텔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선두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전용 저장장치로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다시 늘고 있다.

2016년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등장하며 불을 당긴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반도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대 1기가비피에스(Gbps)의 속도를 자랑하는 5세대 이동통신(5G)이 상용화될 경우 자율주행차, 증강현실(AR), AI, 사물인터넷(IoT) 등이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는 자율주행, 클라우드, IoT, AR 등에도 필수적으로 활용된다. 통신 기능을 갖춘 반도체가 탑재된 차량은 실시간으로 교통관제시스템과 교신하며 운전자의 개입 없이 완벽한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주목받은 반도체 업계의 대형 M&A도 이같은 분야와 무관치 않다. 2016년 7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320억달러에 인수한 영국의 ARM도 영국의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이다. ARM은 반도체 기본설계 플랫폼의 독보적 업체로 스마트폰의 두뇌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ARM은 최근에 인공지능과 IoT 영역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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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월 5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자율주행자동차 실험도시(K-City)에서 열린 '5G로 대화하는 자율주행자동차 시연회'에서 자율주행차에 올라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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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에는 글로벌 통신모듈 전문 팹리스(Fabless) 업체인 퀄컴이 네덜란드의 NXP 인수에 390억달러를 베팅했다. NXP는 자율주행 구현에 필수적인 Δ충돌회피 Δ차선변경 Δ비상제동 등의 기능을 갖춘 차량용 레이더 및 반도체 전문 설계 기업이다.

인텔이 2017년초 이스라엘의 모빌아이를 153억달러에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모빌아이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차량용 센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업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반도체 업계 최대 규모인 1300억달러의 초대형 '메가딜'도 발표됐다. 2015년 아바고에 인수됐던 싱가포르의 무선통신칩 전문기업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 그러나 미국 정부가 각종 보안 우려 등을 이유로 M&A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실제 성사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업계에서의 반도체 M&A도 눈에 띌만하다. 대표적인 것이 2011년 SK텔레콤이 하이닉스(현 SK하이닉스)를 3조400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SK그룹에 인수된 이후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매출액 30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을 달성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SK그룹은 지난해 1월에도 반도체 필수재료인 웨이퍼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LG실트론을 62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또 미국, 일본 등과 '한미일 컨소시엄'을 이뤄 낸드플래시 업계 2위인 도시바 메모리사업부 인수에도 뛰어들어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자율주행,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의 핵심 기술에서 반도체가 필수가 될 경우 관련 기업들의 몸값은 더욱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M&A 규모는 총 24건에서 277억달러로 집계됐다. 앞선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998억달러, 1073억달러에 달했다.
sho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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