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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한양대 "의도치 않게 성폭력 가해자 안되도록 주의"…이메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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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대신 가해자 입장만 고려" 학생들 반발

한양대 학생처, 결국 하루만에 사과…"잘못 인정"

뉴스1

지난 9일 한양대 학생처가 재학생들에게 보낸 미투운동 관련 '사과 및 정정' 이메일. © News1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대학가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양대 학생처가 재학생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가해자 입장만을 고려한 부적절한 내용이 담겼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학교 측은 논란이 일자 즉각 잘못을 인정했다.

12일 한양대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처는 지난 8일 학생처장 명의로 재학생에 발송한 '#미투 운동' 이메일에서 "학생 여러분께는 의도치 않게 성폭력·성희롱의 가해자가 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주시기를 당부한다"고 썼다.

이어 학생처는 "특히 활발한 SNS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자칫 부적절한 언행으로 돌이키기 어려운 곤란한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같은 이메일 내용이 부적절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성폭력을 '가해자가 의도치 않게 저지르는 행위'로 인식하고, '가해자에게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등 성폭력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입장에서 글을 작성했다는 지적이다.

몇몇 학생들은 학생처 사무실 앞에 '학생처는 미투운동의 의미를 더 이상 훼손하지 말라', '#학생처가 가해자에 감정이입 하는 이유' 등 제목으로 항의 대자보를 게시하기도 했다.

이같은 논란이 일자 학생처는 하루 만인 지난 9일 오후 '사과 및 정정' 이메일을 재학생에게 재차 보내 사과했다.

학생처장은 사과·정정 이메일에서 "피해자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가해자의 곤란함을 먼저 생각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등 적절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이로 인해 상처받았을 학생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연세대에서도 지난 2일 미투 운동과 관련해 '가해자에게 공개사과 요구는 인권침해 소지'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재학생들에게 보내 논란이 인 바 있다.

메일을 발송한 연세대 인권센터는 "표현에 있어서 '가해자'라는 단어를 쓴 것이 실수라고 할 수 있다"라고 인정하면서 "인권센터 입장에서는 당연히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라고 해명했다.
wonjun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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