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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일, 80년 전 명작 '만화판' 6개월 만에 200만부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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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출판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전세대에 인기

수업 교재·고교 졸업 선물 등 학교 주변서 인기 폭발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에서 80여 년 전에 발간된 원작의 만화판이 6개월여 만에 발행 부수 200만 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해 화제다. 판매 1년 내에 200만 부를 넘어서는 것은 출판대국인 일본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연합뉴스

6개월 만에 발행부수 200만부를 돌파한 "만화,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의 표지
[NHK 캡처]



화제의 책은 아동문학가 요시노 겐자부로(吉野源三郞·1899~1981)가 81년 전인 1937년 소년소녀용으로 쓴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君たちはどう生きるか)의 만화 판이다.

학교에서 일상적으로 겪는 일들로 고민하는 중학생 주인공이 삼촌과의 교류를 통해 이지메(괴롭힘), 용기, 빈곤, 격차, 교양 등 인생의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배워가는 과정을 다룬 책이다.

NHK에 따르면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만화,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가 작년 8월 발간 이후 기록적인 판매부수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판매업체인 매거진하우스에 따르면 이 만화는 발간 이후 증쇄를 거듭, 지난 주말 발행 부수 200만 부를 돌파했다. 도덕 수업의 교재로 쓰거나 학생들에게 주는 선물용으로 구입하는 등 학교 주변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나가와(神奈川) 현 사가미하라(相模原)시에 있는 고묘(光明)학원 사가미하라고등학교의 경우 3학년 담임교사가 이 만화를 일괄구매해 이달 1일 졸업식 때 졸업증과 함께 한 권씩 선물로 나눠줬다. 만화를 나눠 준 스야마 야스히코(陶山靖彦) 교사는 "인생의 밑바탕에 이런 중요한 것들이 있다는 걸 깨닫게 하고 싶었다"면서 "학생들의 마음에 그런 뜻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아 6개월 전부터 졸업생에게 선물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출판업계 관련 조사와 연구를 하는 출판과학연구소에 따르면 발매 개시 1년 이내에 200만 부를 넘어서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단행본으로는 3년전 아쿠타가와(芥川)상 수상작인 마타요시 나오키(又吉直樹)의 소석 "불꽃" 이후 처음이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만화판 외에 원작을 읽기 쉽게 제작한 '신장판'도 동시에 발간돼 발행 부수가 이이 50만 부에 달했다. 1982년에 출판된 이와나미(岩波)문고본도 발행 부수가 144만 부에 달해 이와나미문고 중 역대 2위의 베스트 셀러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출판과학연구소는 이 책의 히트가 "명작의 메시지를 폭넓은 세대에게 전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지적하고 "이지메와 빈곤 등 보편적인 주제를 그린게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도쿄(東京) 중심가인 마루노우치(丸ノ內)에 있는 서점에서는 지난달 20일부터 1-3층 벽에 이 책의 만화판 표지 포스터를 붙였으며 점포 내 곳곳에 특설 코너를 설치했다. 책을 집어 든 30대의 한 남자회사원은 "초등학교 시절 소설을 읽었지만, 만화라 훨씬 읽기 쉬을 거로 생각해 샀다"면서 "명작을 만화로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루젠(丸善)서점 마루노우치 본점 점장은 "세대와 성별에 관계없이 폭발적 인기"라면서 "옛 명작을 만화로 제작해 읽기 쉽게 함으로써 저자의 생각이 가깝게 느껴지는 게 매력"이라고 지적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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