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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직장인 이직 실태②] 그토록 원하던 첫 직장…36% 1년 내 사표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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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불만족”…급여 낮을수록 이직 가능성 커

-인간관계 스트레스ㆍ업무 불만족 등 주요 요인

-여성 비정규직, 정규직보다 이직률 5.8% 높아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서울에 사는 이모(33)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난 속에 힘들게 중소기업에 취업했지만 6개월만에 사표를 냈다. 중소기업의 근무환경은 생각보다 열악했다. 매일 야간근무 등으로 12시간을 초과해 일해도 받는 돈이 월 200만원 채 되지 않았다. 부장과의 관계도 문제였다. 일을 할 때마다 잔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주말에는 시도 때도 없이 호출을 하는 바람에 제대로 쉬는 날이 별로 없었다. 욕설 등 모욕적인 언행도 이씨를 힘들게 했다.

이씨는 이제 안정된 공무원이 목표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공무원들의 안정적인 급여 뿐 아니라 정년보장 등 복지혜택이 부러웠다”면서 “현재는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 신분으로 부모님의 눈치를 보며 살고 있지만 공무원이 되면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기며 여유롭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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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취업난 속에 청년들의 고군분투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하늘의 별따기라는 취업에 성공했어도 채 1년도 안돼 회사를 떠나는 청년들의 ‘초스피드 사표’가 늘고 있다. 이들이 힘들게 들어간 직장을 떠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첫 직장을 스스로 빠르게 나가는 이유는?’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청년(15~29세) 첫 직장 경험자 409만2000명 중 입사 1년 이내 이직은 36.2%인 148만명에 달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 이직률(40.2%)이 여성(32.9%)보다 더 높았다. 이번 연구보고서는 만 15∼29세 청년 1872명(남성 828명, 여성 1024명)을 추적 조사한 청년패널 자료를 토대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이직의 가장 큰 이유는 돈이다. 근로여건에 관한 변수 중 가장 분명한 첫 직장 이직요인으로 분석된 것은 월평균 임금이다. 첫 직장의 월평균 실질임금을 100만원으로 가정하면 10만원씩을 덜 받았을 때 평균 이직확률은 1.2%가 증가했다. 특히 남성(1.3%)이 여성 (0.9%)보다 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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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장까지 이행기간(취업 준비기간)에 영향은 남성에서만 관찰됐다. 남성들은 이행기간이 1개월씩 길 때 이직확률이 0.1%만큼 줄어들었다. 이직하지 않은 사람이 평균 21.1개월, 이직한 사람이 16.9개월의 이행기간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그 크기는 작지만 첫 직장 입사를 위해 준비하는 기간이 더길었던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첫 직장에 입사하기 위해 투자한 시간적 자원이 더 많고 그에 따라 이직률이 더 낮게 추정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이직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새내기 남성 직장인들은 인간관계에 불만족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이직률이 7.5%포인트 높았다.

정규직 여부에 관한 이직의 중요한 변수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비정규직이 정규직에 비해 이직률이 5.8% 높았다. 또 ‘자신의 업무수준이 자신의 교육수준보다 낮다’고 느끼는 표본일수록 이직확률이 높았다. 첫 직장의 업무수준에 불만족하는 사람의 이직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6.8%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청년층은 인적자본 축적의 시기를 벗어난 첫 노동시장 진입 연령대이기 때문에 탐색과정에서 시련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연령대이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현재의 청년 노동시장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면서 “청년들이 첫 직장을 다닌 후 단기간 내의 발생하는 이직은 개인의 경력개발 지연 또는 단절을 초래하고 기업의 초기 훈련비용의 중복발생을 야기할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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