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지역이슈]유성복합터미널 이번엔 성사될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시스

****첨부용***


뉴시스

***첨부용***


【대전=뉴시스】조명휘 기자 = 10년 넘게 묵은 대전시 숙원사업인 유성복합터미널(광역환승센터) 조성사업 성사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법정공방 등 우여곡절 끝에 4차 공모가 진행됐지만 1차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이 파기됐고, 후순위협상대상자와 13일부터 다시 협상테이블이 꾸려질 예정인데 전망엔 명암이 엇갈린다.

특히 공모절차가 진행중인 가운데 전임 시장이 낙마했고,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정치상황이어서 성사여부 예측이 쉽지 않다.

이 과정에서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의 행정난맥상이 드러나고,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의 부도덕성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제기돼 주민들의 신뢰마저 땅에 떨어졌다. 갖가지 의혹과 우여곡절 속에 진행중인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

◇ 성과주의 조급증이 빚은 행정난맥상 드러내

대전도시공사는 지난해 12월 제4차 공모 우선협상대상자로 하주실업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하주실업은 800점에 694.33점을 받아 차점자인 케이피아이에이치(639.22점) 보다 55점을 더 받았다. 사업비 내용이 적절하고 재원조달 방법이 우수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하지만 입점 의향서 기업가운데 롯데쇼핑과 롯데시네마, 롯데하이마트 등이 포함된 것이 알려지면서 곧바로 의혹의 불씨가 지펴졌다.

롯데는 지난 3차 공모에서 사업자로 선정됐었음에도 콘소시엄 유지를 못하면서 지난해 6월 계약해지된 업체였기 때문이다. 이 사업을 지연시킨 책임이 있는 회사가 다시 신생법인에 기대 사업에 발을 들여놓은 형국에 특혜 의혹 등 여론은 악화됐다.

이 과정서 롯데컨소시엄에서 KB증권이 같은해 3월에 빠졌는데도 대전도시공사가 5월께야 이를 인지한 점도 드러났다. 결국 박남일 전 대전도시공사 사장도 사태의 책임을 지고 7월에 불명예 퇴진했다.

권선택 전 시장은 사업무산에 따른 비난속에 회견을 열고 즉각 사업재추진에 나섰다. 시 교통건설국과 도시공사, 관련전문가들이 참여하는 TF가 꾸려졌고 해외출장 등을 통해 재공모방향이 신속히 결정되는 등 행정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러나 순탄하게 진행될 것만 같았던 재공모 사업은 잇따른 변수가 터지면서 이상조짐이 일었다.

지난해 8월에 4차 민간사업자 공모 공고가 발표되면서 절차가 진행중이었는데 느닷없이 11월에 권선택 전 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대법원 판결을 받고 낙마를 하는 상황이 됐다.

당초 대법원 판결을 코앞에 둔 상황서 지역의 비난여론을 속히 잠재우고 무언가라도 큰 성과를 내기위해 전임시장이 재공모를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우려가 있었던 터였다. 시는 혼란에 빠졌다.

대전도시공사가 지난해 10월에 사업참가 의향서를 접수 받았을 때는 8개 업체가 의향서를 제출했었다. 그런데 권 전 시장 낙마 뒤 12월에 마감된 실제 사업신청서 접수에선 3개사만이 냈다. 하주실업과 케이피아이에이치, 헬릭스다.

대기업의 직접 참여가 없다는 점에서 당장 우려가 나왔다. 그럼에도 사업이 더 이상 늦춰져선 곤란하다는 여론속에 사업자 선정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대전도시공사는 같은해 12월 27일 건축과 교통, 환경 등 12개 분야 14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를 열고 심사를 벌여 우선협상대상자로 하주실업을 선정하게 된다.

◇ 잇따른 변수발발에 시·도시공사 허둥지둥

그런데 또 변수가 생겼다. 하주실업의 공동대표이사가 이 사업을 두고 대전도시공사와 치열한 소송을 벌였던 지산디앤씨 이세용 전 대표의 아들이란 점이 뉴시스 보도를 통해 뒤늦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산디앤씨는 3차 공모사업 당시 이 사업의 1순위 사업자였던 롯데컨소시엄이 협약체결 기한을 지나 지위가 상실됐는데도 대전도시공사가 사업협약을 체결했다며 지위무효 소송을 제기하는 등 2년 넘게 공사와 다툼을 벌인 업체다.

자신들로 인해 사업이 수년간 늦춰졌는데 가족까지 동원해 신설법인으로 포장한 뒤 다시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더욱이 참여의향기업으로 3차사업 당시 경쟁사였던 롯데계열사를 포함한데 대해 도덕성 논란은 걷잡을 수 없게 되는 지경이 됐다. 롯데에 대해선 돈벌이에만 혈안이된 기업이라는 지역여론의 비난도 거셌다.

특히 시와 도시공사는 이 씨가 지역사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오면서 각종 민감한 소송에 연루됐고 전임시장과 연과된 소문이 돌고 있는 인물임을 사전에 감지하지 못했다. 부랴부랴 그에 대한 정보수집에 나선 도시공사는 이 씨에 의한 소송전을 차단하는 방안에 부심했다.

당혹스러움속에서도 도시공사는 하주실업과 본계약 체결을 위한 절차를 진행했다. 그 사이 대전시의회와 정치권, 시민사회단제 할 것 없이 각 계에서 대전시와 도시공사의 미숙하고 졸속으로 진행된 행정난맥상을 성토하는 성명이 난무했다.

그런데 재차 변수가 생겼다.

서울중앙지법이 지난 2월 13일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겐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을 했기 때문이다.

도시공사는 협약체결의 전제조건으로 롯데의 확실한 참여와 재무투자 확약을 제시해왔다. 신 회장의 구속으로 롯데의 신규사업 참여가 중단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본계약 체결 불발 가능성이 대두됐다.

하주실업은 신 회장의 구속을 이유로 어려움을 호소하며 협상기한을 10일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고 도시공사는 이를 받아들였다. 대신 '롯데의 사업 참여확약서를 제출받지 못하면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를 상실하는데 이의가 없다'는 약속을 받으면서 소송가능성을 차단했다.

이 과정서 우선협상대상자 기일을 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주실업은 롯데 부회장단과 단 한차례도 면담일정 조차 잡지 못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일각에선 도덕성 논란과 특혜의혹에서 시와 도시공사가 빠져 나올 수 있는 출구전략이 전개된 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시청의 한 사무관은 "지산디앤씨와 하주실업, 롯데의 부적절한 거래에 이어 회장까지 구속된 상황이어서 우선협상 불발은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었다"면서 "다만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일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유영균 신임 도시공사 사장이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데 대한 안타까운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 후순위 협상대상자의 재무투자, 책임시공 가능한가

대전도시공사는 이 사업의 후순위 협상대상자인 케이피아이에이치에 대해 오는 13일 후순위협상대상자로 통보한다.

협상은 오는 5월 14일까지 60일간 진행된다. 협의에 따라 협상기한은 열흘 간 연장할 수 있어 늦어도 같은 달 21일 본계약 체결여부가 결론난다. 협약이 체결되면 5월 중 문화재 시굴조사용역에 착수하고 8월에 착공해 2020년 10월에 준공되며 같은 해 12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가게 된다.

케이피아이에이치는 공사에 제출한 사업제안서에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의 복합터미널에 790여세대 규모의 오피스텔과 판매시설, 복합문화공간 등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협상 과정서 사업계획의 변동 가능성은 없다.

리딩투자증권이 PF대출 금융주선을 맡게 되고 시공은 현대건설과 금호산업이 맡는다. 대림에이플러스와 메가박스, 교보문고, 에스원, MBC아카데미 등이 참여의향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일각에선 오피스텔을 분양해 사업자금을 충당하는 방식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재무투자 안정성에 의문도 나오고 있다. 케이피아이에이치가 하주실업처럼 참여의향기업을 잘 엮어내지 못하게 될 경우엔 이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유영균 도시공사 사장이나 시청 공무원들이 이 사업을 결정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있다. 논란속에 진행되는 수천억원대 대형사업은 차라리 새 시장에게 맡기는 것을 내심 바란다는 관측이다.

송동훈 케이피아이에이치 대표이사는 "다른 지역의 유사한 터미널 사업도 오피스텔 등이 포함된 주상복합 형식으로 지어지는 추세인데 유독 유성터미널만 주택사업으로 보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전체 사업규모에서 오피스텔이 차지하는 비중도 낮은데 왜 주택사업으로 보는지 이해가 안된다"면서 "대전도시공사가 책임준공을 말하면서 토지보상조차 끝내지 못했다는 점이 더 우려된다. 준공 후 담보대출 방식 등 재무투자 안정성에 문제가 전혀 없는 자금조달 계획을 갖고 있고, 반드시 사업을 성사시켜 명품역사를 만들겠다”고 했다.

joemedia@newsis.com

▶ 뉴시스 빅데이터 MSI 주가시세표 바로가기
▶ 뉴시스 SNS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