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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더 카 뉴스] 2025년 전기차 비중 25%로…종합 서비스기업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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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모터쇼서 만난 마티아스 뮐러 폭스바겐그룹 회장

매일경제

"폭스바겐그룹은 단순 자동차 제조업에서 벗어나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이 같은 변신 과정을 한국 기업과 함께할 계획입니다."

마티아스 뮐러 폭스바겐그룹 회장은 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그룹의 미래 비전 전략을 제시하며 종합 서비스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다짐했다. 뮐러 회장은 폭스바겐·아우디·세아트를 비롯해 포르쉐·벤틀리·람보르기니·두카티 등 12개 자동차 회사를 이끌고 있는 수장이다. 그는 1977년 아우디의 부품 제조부문 견습생으로 출발해 그룹 회장 자리에 올라 자동차업계에서는 신화적인 인물로 통한다. 2015년 9월 연비 조작 파문 이후 구원투수로 등장해 전 세계 판매량 1위를 유지하는 성과를 내는 등 탄탄한 입지를 자랑한다.

뮐러 회장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근본적인 전환점에 직면했다"며 "폭스바겐그룹도 이를 위해 자율주행·전기차·차량공유 사업 등 종합적인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기술력이 충분히 확보된 자율주행 전기차 디지털 네트워킹 등을 통해 일반 시민뿐 아니라 교통 약자까지 아우를 수 있는 이동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뮐러 회장은 2022년까지 340억유로(약 45조원)를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각 도시의 교통 특성 등을 반영한 교통 서비스를 폭스바겐그룹이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서울 등 대도시에서도 이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폭스바겐그룹은 독일 함부르크에서 'MOIA (모이아)' 서비스를 론칭하며 6인승 완전전기 셔틀을 활용한 새로운 교통수단 서비스를 시범 테스트한 바 있다. 제네바 모터쇼 개막 전날인 5일 개최된 폭스바겐 나이트에서는 이동식 전기차 충전기 로봇 '칼라'를 선보이며 충전시설 미비 문제 해결책까지 제시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로드맵E' 계획을 발표하며 2025년 전체 차종에서 전기차 비중을 20~25%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제네바 모터쇼에 앞서 열린 폭스바겐그룹 행사에서는 자동화 솔루션 기업인 쿠카와의 협업으로 개발된 자동차용 이동식 충전로봇이 등장하기도 했다.

폭스바겐그룹이 신사업에만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내연기관 등 전통 사업 분야에서도 투자를 확대하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적어도 한 세대 동안은 많은 시장에서 현대적인 가솔린·디젤차를 원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했다. 향후 10~15년 동안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가솔린, 디젤 등 다양한 동력기관이 공존할 가능성이 큰 만큼 투자금액을 적절히 배분해 상황에 맞게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한국 기업과의 협력 시스템도 강화해나갈 뜻을 밝혔다. 폭스바겐그룹은 2015년부터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이어가는 패스트(FAST·Future Automotive Supply Tracks)를 발표해 왔는데, 한국 기업으로는 LG전자(인포테인먼트)와 LG화학(배터리), 포스코(철강) 등 4곳이 이름을 올렸다. 뮐러 회장은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배터리 강자인 삼성SDI, LG화학과의 협력도 더욱 강화하고 있다"면서 "배터리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한국과 협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로 한국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힌 데 대해 깊은 유감도 표시했다. 뮐러 회장은 "한국 시장은 폭스바겐그룹에 중요한 국가 중 하나"라면서 "디젤게이트로 소비자 신뢰를 잃은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를 회복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을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속적인 로열티를 보여준 고객들에게 감사의 뜻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폭스바겐그룹은 디젤게이트 이후 한국 시장에서 약 1년 반 동안 판매가 정지되며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지난달 파사트GT 출시를 시작으로 판매 재개를 공식화했지만 시장 반응은 아직까지 차갑다. 뮐러 회장은 "고객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까지는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조만간 한국법인에서 고객 신뢰 회복과 판매 재개를 위한 추가 조치들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제네바 =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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