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9억 초과' 고분양가 아파트 청약 열기 꺾이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분양권 전매 못하고, 중도금 대출도 막히고...실수요자 분양가 낮은 비강남권 관심]

머니투데이

서울 영등포구 한 아파트 단지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서울 분양시장의 판도가 바뀔지 주목된다.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는 상황에서 분양가가 9억원을 넘으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이에 서울 역세권 인근에 새로 짓는 분양가 5억~6억원대 아파트가 관심을 받는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과천에 짓는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이 지난달 20~22일 정당계약을 한 결과 128가구의 미계약·부적격 물량(잔여분)이 발생했다. 전체 일반청약 물량(575가구)의 22%에 달하는 규모고 전용면적 84㎡는 일반분양 318가구 중 100가구가 미계약물량으로 나왔다.

대우건설은 잔여물량에 대비해 당첨자의 40%가량을 예비당첨자로 확보해놓았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한 ‘완판’(완전판매)에도 실패했다. 잔여분은 이달 7일 청약통장 여부나 지역 등과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는 미계약 추첨에서 소진됐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과천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청약요건이 까다롭고 인접한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9000여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1순위 실수요가 분산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분양가 9억원 대출 제한이 걸림돌이 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2995만원으로 전용 84A㎡형(공급면적 114㎡) 분양가는 10억~10억8000만원이다. 1층도 9억7300만원에 달한다.

서울 강남권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9월 분양 당시 1순위 청약경쟁률이 200대1 넘은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 ‘신반포 센트럴자이’ 등도 일반분양 물량 10~20%가 잔여분으로 나왔다. 이들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4200만원대로 주변 시세보다 낮아 ‘로또’ 청약으로도 불렸다.

분양이 임박한 ‘디에이치 자이 개포’도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가 책정됐지만 자금부담으로 청약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비강남권 분양시장은 분위기가 다르다. 최근 분양을 마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e편한세상 보라매2차’는 1순위 청약경쟁률이 최고 18.75대1을 기록했다. 분양가가 5억~6억원대여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고 서울지하철 7호선 신풍역과 가까워 실수요층의 관심이 높았다.

이달 선보이는 마포구 염리동 등 서울 소재 재개발 아파트 중에도 분양가가 6억~8억원인 곳은 대출규제에서 벗어나 1순위 청약경쟁률이 높고 잔여물량이 적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대출은 묶이고 전매거래도 안되니 머니게임에서 밀린 실수요자들은 분양가격이 적정한 비강남권 재건축·재개발단지로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